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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재부 눈에는 담배세 세수만 보이나

기획재정부가 담배에 붙는 세금을 소비자물가 상승률만큼 자동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모양이다. 몇 년에 한번씩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등을 수백원씩 올려왔지만 그때마다 물가와 서민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반발이 커 손쉬운 방법을 찾은 것이다. 담배세는 2004년 말 500원 인상을 마지막으로 8년여간 동결됐다.

담배소비세를 물가인상률만큼 조금씩 올리면 반발은 적고 지방세수를 안정적으로 늘려갈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무상보육 등 확대에 따른 지방부담액 증가와 부동산 취득세 감면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방자치단체도 의식했을 것이다. 올해 1ㆍ4분기 지방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301억원) 줄었다.

보건복지부와 정치권ㆍ사회 일각에는 흡연율을 낮추려면 담뱃값을 한꺼번에 2,000원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담배사업법을 관장하는 기재부는 서민 부담 등을 이유로 인상에 반대하다 '증세 없는 복지'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합리적 범위에서 신중한 인상 검토'로 바뀌었다.



하지만 기재부의 입장은 징세편의주의ㆍ부처이기주의적 성향이 강한 반면 국민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정책적 의지와는 거리가 있다. 기재부는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발의한 지방세법ㆍ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중 담배소비세 물가연동에는 찬성하지만 건강증진부담금 물가연동에는 반대한다. 부담금의 절반가량이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쓰이므로 부담금이 자동으로 늘면 건보재정 운용까지 방만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재부가 건보에 지원하게 돼 있는 재정부담금을 제대로 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군색한 논리다. 흡연 때문에 지출된 건보 진료비는 한해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흡연율을 낮추는 데 담뱃값 인상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싼 우리나라 담뱃값 인상을 권고했다. 기재부가 안정적 세수확보에만 매달려 담배세를 찔끔찔끔 올리려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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