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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국' 예측불허 양상 정부 강경대응에 종교계등 비난성명·시위 가세민노총 2일부터 집회 참여… 긴장 고조보수세력들도 맞불집회로 세모으기 나서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백낙청(왼쪽 다섯번째) 서울대 명예교수 등 종교계^학계^언론계 등 사회 각계 인사 32명이 1일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촛불집회와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한 입장 등을 나타내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영호기자 촛불집회에 온갖 세력ㆍ단체들이 참여하면서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로 시작된 촛불은 날이 갈수록 온갖 사회적 의제가 더해지며 각 단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춤추는 상황으로 변질돼가고 있다. 특히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이 2일부터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민노총은 또 오는 4일부터 1박2일간 조합원 10만명 이상이 상경해 백만 촛불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경찰이 광우병대책회의 사무실에 이어 1일 간부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정부의 강경대응 기조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진보진영 원로들과 종교계가 잇따라 성명 발표에 나섰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화계사 주지인 수경 스님,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종교계ㆍ학계를 비롯, 각계 진보 인사들은 이날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과거로 회귀하는 강경진압책을 당장 거둬들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던 종교단체들도 잇따라 시국 기도회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대규모 시국 미사를 가진 데 이어 1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개신교와 불교계 진보단체들이 시국 기도회와 법회를 각각 열었다.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기독교 목회자 40여명은 이날 청와대 민원실을 방문, 경찰의 촛불시위 강경진압을 비판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진보 시민단체들을 주축으로 한 촛불시위 및 정권압박이 계속되면서 보수세력들도 맞불 작전에 나서 세를 모으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연일 MBC 사장 집 앞에서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 오역 문제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고 있으며 17일 제헌절을 맞아 '법 질서 수호 국민대회(가칭)'를 열 예정이다. 정부는 종교계까지 촛불시위와 연계한 대규모 시국행사에 나서자 종교계 달래기에 나서는 한편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측과 대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천주교ㆍ기독교 등 종교계 지도자들과 사회 원로들을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라며 거듭 대화를 제안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그러나 "새벽에 대책회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대화를 제의하는 태도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민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대책회의가 제안한 공개검증 토론회부터 응하라"며 일축했다. 한편 촛불집회가 거리시위로 확대된 지 5주일 만에 연행자 수가 1,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24일 촛불 거리시위가 시작된 후 1일까지 모두 968명이 연행됐고 이중 9명이 구속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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