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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딸 학대 치사에 솜방망이 처벌 논란

울산·칠곡 계모 사건 1심 각각 징역 15년·10년 선고

법원 "양형기준에 맞춘 것" 시민들 "형량 터무니없다"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들에 대해 법원이 예상 밖으로 낮은 형량을 선고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8세에 불과한 어린 의붓딸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가해 숨지게 만든 이들 계모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이 공분을 감추지 못했고 검찰도 이례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의 단죄를 요구했지만 결국 법원이 법리적 판단에 의해 관용을 베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11일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계모 박모(41)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상해치사죄 등을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10월24일 집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딸 이모(8)양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가격해 갈비뼈 16개가 부러지고 부러진 뼈가 폐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날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성엽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경북 칠곡에서 의붓딸 A(당시 8세)양 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계모 임모(3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숨진 A양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친아버지 김모(38)씨에 대해서도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양의 계모와 친아버지에 대한 형량은 당초 검찰의 구형량인 징역 20년과 징역 7년의 절반 수준이다.

법원은 이들 두 사건에 대해 공통적으로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법원은 "지속적인 폭행이 사망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살인의 의도를 찾을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전 국민의 관심을 모은 이번 사건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오자 아동복지단체와 여성변호사회에 이어 네티즌들까지 나서 "법원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울산 계모 사건의 경우 검찰이 아동학대 사건 사상 처음으로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는데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아동학대에 대한 법원의 인식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구지법은 임씨의 선고 형량에 대해 "최근 아동학대치사죄의 선고 형량보다 다소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네티즌들과 시민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선고 이후 아동복지단체 회원 등이 대구법원 마당에서 임씨 등을 "사형시켜라"고 외쳤으며 이명숙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는 대구지법 기자실을 찾아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되자 수천 건의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jang****'를 쓰는 네티즌은 "한 아이가 죄 없이 죽었는데 고작 형량이 이뿐이라니 법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판결이 양형 기준 탓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상해치사죄이면 이들 계모의 경우 징역 3~45년이다. 또 상당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을 했고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가중처벌해야 하지만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것이 감경요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씨에 대한 권고형의 범위는 징역 4년~10년6월이 된다. 반면 울산 계모 박씨의 경우 이전 2건의 상해죄 등을 병합 처리한 권고형의 범위는 13년6월이었다.

이에 대해 울산지법 심경 공보판사는 "울산 사건의 경우 살인죄 적용을 배제하면 상해치사와 상해죄로 내릴 수 있는 권고형을 넘어 최대한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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