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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밀 가격 천정부지
입력2008-02-18 17:27:10
수정
2008.02.18 17:27:10
사재기에 투기 수요까지<br>한달 반새 무려 90%나 폭등
농산물발(發) 인플레이션 위기감이 전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봄철에 수확되는 우수한 품질의 밀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고급 밀의 가격이 지난 한 달 반 동안 무려 90%나 폭등했다. 관련 기업들이 공급이 딸리는 밀을 확보하기 위해 사재기에 들어간데다 투기 수요마저 가세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현재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급 밀의 가격은 부셸당 19.8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불과 1년 전에 비해 3배나 오른 것으로 사상 최고가다. 고급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제과업계가 정부에 밀 수출을 줄이라고 압력을 행사, 가격 불안을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해외 주요 생산국들의 밀 생산이 기상 이변 등으로 줄어듦에 따라 세계 밀시장에서 미국 의존도는 커져왔다. 이 때문에 미국의 밀 재고는 196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리 샌더스 미국 제과협회 부회장은 “통상 미국은 3개월치의 고급 밀 공급량을 확보해왔는데 최근에는 1개월치만 가지고 있다”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곡물 트레이더는 “미국 정부가 제과협회의 요구를 당장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요구 자체가 고급 밀 수급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질이 떨어지는 캐나다산 밀을 찾는 미국 제분업자들도 나오고 있다. 밴스 테일러 노스다코타제분소 총괄매니저는 “미국 내 고급 밀의 공급이 부족해 1922년 이후 처음으로 캐나다산 밀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브래스카에 위치한 식품컨설팅업체인 AEC의 윌리엄 래프 사장은 “최근의 곡물 가격 급등은 일시적 변동보다는 구조적 변화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곡물 가격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비스킷 등에 사용되는 낮은 품질의 밀은 고급 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저품질 밀 가격은 부셸당 10.25달러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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