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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분양시장, 부산 지고 대구·광주 뜬다

부산 공급과잉 우려따라 올 물량 작년보다 절반 줄어<br>대구·광주는 분양성적 호조… 하반기 공급물량 급증 예상

최근 1~2년간 부산 분양 열풍의 중심지였던 해운대 마린시티 전경. 과잉 공급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반기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물량은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경제DB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뜨거웠던 지방 아파트 분양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건설사들이 시장을 주도했던 부산 지역을 떠나 대구와 울산 등지로 관심을 돌리는 추세다. 최근 2~3년 사이 분양이 집중된 부산 지역에 공급 과잉이 우려되자 주력 시장을 옮기고 있는 것.

2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부산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4,660가구로 올해 상반기(9,288가구)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이지역 총 분양 물량도 1만3,948가구로 지난해 2만7,90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그 동안 아파트 공급물량이 너무 많았다"며 "대구나 울산ㆍ광주 등 다른 광역시 시장으로 회사의 영업력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 아파트 공급 절반으로 뚝=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이 급감한 것은 올 초부터 확산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S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 청약 기준으로는 분양이 잘 되는 지역은 맞지만 문제는 계약률"이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순위에서 분양이 마무리됐지만 최근 들어 3순위까지 밀리는 것도 불안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분양한 이지더원 아파트는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4개 주택형 중 2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마감된 2개 주택형 역시 3순위에서야 겨우 입주자를 채울 수 있었다.

이지더원 외에도 상반기에 부산에서 선보인 17개 단지 중 4곳이 순위 내 청약에 실패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지역 분양 시장 분위기가 한 풀 꺾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올해 청약 결과가 나름대로 선전한 것도 경남지역까지 청약가능 지역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구ㆍ광주 등은 분양 물량 증가= 부산에서 한 발 물러선 건설사들은 부산의 대체 시장으로 대구와 울산ㆍ광주 등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특히 대구는 올해 상반기 공급이 2,400여가구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4,380가구로 늘어날전망이다. 광주 역시 올해 하반기 7,091가구를 분양할 예정으로 상반기(5,565가구)보다 22% 정도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상반기(3,878가구)보다 600여가구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 분양시장이 선전한 만큼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들 지역의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당초 예상보다 좋은 시장 분위기 탓이다.

실제로 광주는 상반기 단 한 개 단지만 순위 내 청약에 실패했을 뿐 11개 단지가 분양에 성공했다. 대구의 경우 수성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가 넘는 등 주택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D건설 관계자는 "올 하반기 대구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달서구와 북구에 몰려있다"며 "대구의 경우 지역별로 시장의 온도 차가 많이 나는 만큼 건설사들이 선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부산에 비해 시장 회복 시점이 다소 늦었던데다 상대적으로 1~2년간 공급물량도 적어 당분간 분양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부산의 공급과잉 현상은 올 초부터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분양시장에서는 대구나 광주 등 부산 이외 지역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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