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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주택산업연구원의 아전인수식 통계 해석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자가보유 전ㆍ월세 거주가구의 주거실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0년 기준 144만가구로 전체가구의 6.6%, 전체 임대가구의 15.2%에 달하는 가구가 자가보유 전ㆍ월세 거주가구이고 자가 보유 전ㆍ월세 가구가 입지와 교육여건이 양호한 지역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해당 지역 전셋값이 오르는 만큼 자가 전셋값을 올려 전체 전세난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설득력과 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다. 자가보유 전ㆍ월세 거주가구 가운데 모든 사람들이 입지가 양호한 지역에 산다고 볼 수 없고 특히 이들 지역은 전셋값을 크게 올릴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 일률적으로 오른 전셋값을 전가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가를 보유하는 사람은 학군과 직주근접이 양호한 지역을 선호해 전세난을 경험할 수는 있겠지만 모든 지역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사실 자기보유 가구가 내놓은 임차매물도 일종의 공급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차지하는 비중은 바로 수요와 공급"이라며 "전세난이 생기는 변수들 가운데 여러 요인들이 있을 수 있는데 단순히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셋값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주택의 전셋값을 그만큼 올려 전세난이 발생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가 통계의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있다. 단순히 전체 임대가구 숫자만 나열해 마치 이들 가구 전부가 전세난의 주범인 것처럼 독자들이 오해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모든 가구가 교육환경과 직주근접이 양호한 조건에서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으로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전세로 살고 있는 자가보유 전ㆍ월세 가구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주산연은 한 부동산 전문가의 충고를 되돌아봐야 한다. "주산연은 항상 자기실현적 예언에만 충실해왔던 것 같다. 증권사 보고서로 치면 항상 매수의견인 '매매값 상승'을 외쳤다. 매도의견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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