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발언대] 장애와 능력

장재원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사무관>

하지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친구로부터 결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결혼하기 위해서는 직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소 투박하고 단순한 듯한 친구의 말은 나에게 구체적이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직업의 의미는 무엇일까. 비장애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서 직업은 단순히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에 참여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통로이다. 장애인의 사회참여가 크게 늘었지만 장애인의 실업률은 여전히 비장애인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취업 장애인의 월평균 소득은 비장애인의 월평균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참여복지 이념 아래 장애인의 직업재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위해서는 충분한 교육훈련과 함께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모든 장애유형에 대해 아직도 사회차별은 남아 있으며, 또한 사회의 무지로 인해 많은 장애인이 고통받고 있다. 예를 들어 뇌병변장애는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언어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인지능력도 떨어진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뇌병변장애인도 사회 각 분야에서 불편 없이 참여하고 있다. 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무리 능력 있는 장애인이 있다 하더라도 그 장애인의 ‘능력’을 보기 이전에 ‘장애’를 먼저 보게 된다면 결국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장애인이든, 또는 누구든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특히 잠재능력을 현재능력으로 바꾸기 위해 사회의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단순히 정부의 지원만을 받는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라 생산활동에 참여해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주체가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20살 청년의 감동적인 영화 ‘말아톤’이 전국 관객 4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정신지체 자폐 등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눈물이 아닌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투자로 제2, 제3의 초원이가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