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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위키드패션과 레니스
입력2006-09-05 16:22:01
수정
2006.09.05 16:22:01
서정명 기자
뉴욕시에서 조지워싱턴 다리를 건너면 뉴저지주 포트리 지역이 나오는데 왼편으로 사우스폴(South Pole)이라는 큼지막한 간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위키드패션이 만드는 브랜드 이름이다. 이 회사는 지난 91년 창업 이후 힙합바지 등 청소년용 의류를 만들어 연간 4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3억달러를 넘어서고 순익도 6,000만달러를 넘었다. 미국 동부에서 한인기업이 매출 3억달러 고지에 오른 것은 처음일 정도로 미국 주류 의류업계에서도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교포들과 한국인 주재원들은 사우스폴의 성공담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이 회사가 미국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기부활동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갖고 있다.
사우스폴의 성공비결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있다. 매년 한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스카우트하는 등 의류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이너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품 개발이 뛰어나면 매출과 이익은 당연히 따라온다는 경영철학이다. 사우스폴이 한인 제조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면 맨해튼에서는 한인 식품업체가 맥도널드ㆍ서브웨이 등 미국 굴지의 체인점을 위협하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 체인점인 레니스는 이 지역에 7개의 직영점을 운영해 연간 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스테이크하우스ㆍ그릴앤바 등 다른 레스토랑을 합할 경우 연간 매출규모는 4,000만달러에 달한다. 서브웨이ㆍ퀴즈노스 등 미국을 대표하는 샌드위치 브랜드보다 가격이 10%가량 비싸지만 철저한 품질 관리로 월가 샐러리맨은 물론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맨해튼 32가 부근 코리아타운에 입주한 한인 업체들이 환율상승에 따른 한국제품 가격상승과 고유가로 인한 물류비용 증가, 미국 소비위축 등으로 문을 닫거나 높은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뉴욕시 외곽으로 물러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위키드패션과 레니스가 미국 주류사회 공략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가격보다는 품질경쟁으로 승부를 걸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고집하고 ▦틈새시장을 철저하게 공략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최대 시장인 미국 소비자들을 먼저 잡아야 한다. 대기업은 물론 한국 중소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과 경영철학을 가져야 하는지 위키드패션과 레니스가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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