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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는 29일 4대강 사업의 타당성 문제와 관련,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부당한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4대강 사업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전 감사원장으로서 사실상 첫 공식 발언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그래서 감사원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예산낭비를 줄일 수 있느냐로 감사 초점을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 목적이 사업 타당성을 감사하는 것이냐, 시행을 전제로 하고 사업 효과 극대화 및 예산 절감이냐'는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후자가 목적"이라고 답했다. 한편 그는 병역 면제자인 자신의 신상과 관련, "대통령에 물어보고 싶은 게 군대 문제가 있는데도 왜 저를 쓰시는지다"라면서 "병역문제가 국민에게 굉장히 아쉽게 느껴지고 정부와 정치권 신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러 군대 피한 것 아니다"=좌우 시력 차이가 큰 부동시(不同視) 증상으로 병역을 면제 받은 김 후보자는 고의성 여부를 적극 해명했다. 그는 의사인 친형이 갑상선 항진증을 발견해 지난 1971년 병역 신체검사에서 재검 판정을 받은 뒤 1972년 부동시 증상으로 면제를 받은 경위에 대해 "치료는 형에게 받았지만 진단서는 광주의 종합병원에 가서 발급 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고 답했다. 그는 2년 뒤 법관으로 임용되며 받은 신체검사에서 부동시 증상이 완화된 결과에 대해 "정확하게 측정하는 병무청 검사와 달리 공무원 신검은 가벼운 검사였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때 안경을 쓰지 않고 농구와 배드민턴을 잘할 정도로 건강했다는 추궁에는 "대학교 들어와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눈이 나빠진 것 같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총리직을 고사한 가장 큰 이유는 병역 문제 때문이다" "법무관으로 일한 법조계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면서 고위공직자로서 도의적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총리 안 해' 말 바꾸기 논란=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2008년 대법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감사원장 직을 맡으며 "총리는 절대 안 한다"고 확언한 점을 들어 거짓말 총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내정 직후 청와대에서 모의 청문회를 한 뒤에도 적임자 아니라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정상 '도리 없다. 맡아라'고 할 때 그걸 사양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총리직 수락 배경을 밝혔다. ◇여전한 각종 의혹들=김 후보가 감사원장으로서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 출신인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에게 4대강 사업 감사 주심위원 자리를 편법으로 줬다는 추궁에 "감사원은 주심위원 순번을 조작할 만큼 엉터리 집단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광주지법원장으로 있던 2004~2005년 누나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에 국고지원금이 막대하게 지급됐다는 질문에는 "청탁 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딸의 아파트 구입 등기를 한 시점에 김 후보자가 1억2,400만원을 증여하고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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