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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0월 1일] 재정적자 해결에 미온적인 유로존 지도자들

재정적자 위기가 유로존을 뿌리째 뒤흔든 후 유로존 지도자들은 매번 위기에 맞서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29일 이들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제출한 법안을 들여다 보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갈 길이 한참 멀어 보인다. 현재 도출된 합의의 핵심은 공공 재정에 관한 유럽의 공통 기준인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 60%, 재정적자 규모 3% 이하로 규정)'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원칙에 동의하나 몇몇 문제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 개정안은 여전히 모든 유로존 회원국에 동등한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 유로존의 핵심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한 채 소국가들에만 규제를 들이밀 가능성을 남겨뒀다. 프랑스와 독일은 2003~2004년 이 협약을 어겼는데도 전혀 처벌을 받지 않았다. 만약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은 강대국은 봐주는 '무늬만 규제'라는 오명을 달고 살 수밖에 없다. 둘째, 애초에 잘못된 규정을 되레 강화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은 유로존 개별 국가의 경제상황과 경제 사이클, 회원국 간의 자본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 규정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그리스의 무모한 재정지출은 이른 시일 안에 중단됐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간금융 분야에서 촉발된 스페인과 아일랜드의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 규정은 심지어 부채가 적은 국가에도 일률적으로 재정지출 감축을 들이민다. 또 재정적자가 때로는 바람직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사실상 유로존 지도자들이 야심 차게 내민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의 권한 강화 카드는 유로존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진전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유로존의 과도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적절한 시기에 적정한 수준의 '시장 규율'을 도입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유로존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더 고차원의 해결책을 내는 데 실패한다면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 같은 규제는 전혀 쓸모 없게 될 것이다. 또 언제든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 남겨둔다면 좋은 취지로 도입된 규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아무도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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