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여러 실상을 충분히 감안해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가 이뤄지기 바란다"며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중립적 입장에 대해 당내에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긍정적이라고 보는 측에서는 그가 저축은행 피해자의 상당수가 몰려 있는 부산이 4ㆍ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상황에서 현지 민심을 도외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찬성의 뜻을 표하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이명박 대통령과 충돌하는 모양새를 띠게 돼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생각이 달랐다면 그가 분명히 선을 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2월 임시국회의 회기도 3월16일까지로 연장돼 특별법을 처리할 시간적 여유는 있는 상태다.
박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10ㆍ26 부산 동구청장 선거 지원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 어떻게든 결과가 잘 나오도록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특별법 처리에 총대를 메고 있는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장은 "정부의 책임이 분명한 사안에서 신속한 배상을 위해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내심 특별법 처리에 대해 유보적 입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제통인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정책위 부의장)은 "정부의 감독책임 부실로 발생한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며 "박 위원장이 '법사위 논의'를 언급한 것은 같은 맥락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국회 법사위원들은 여론 악화를 들어 특별법 처리에 대해 미온적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