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ㆍ훈련ㆍ에너지ㆍ국가안보 분야를 망라한 무차별적인 대규모 예산감축은 일자리를 없애고 경기회복도 더 늦출 것"이라며 '시퀘스터(sequester)' 시점을 몇달 뒤로 늦추는 대신 단기 예산감축 및 세제개혁안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일(시퀘스터 발동)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워싱턴이 이런 자해(self-inflicted wounds)나 일자리 손실, 경제성장 타격 등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번 '스몰딜'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회에 시퀘스터 타개를 위한 더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시간을 벌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즉각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대통령의 안은 재정지출을 감축하지 않고 세금만 올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장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이 근본적인 문제해결 대신 시간만 끄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미국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정치권은 올해 초 '재정절벽'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고소득층 세금인상 등에 합의해 협상을 타결했지만 국가채무한도ㆍ시퀘스트에 따른 예산삭감 등은 뒤로 미뤘다. 또 최근에는 국가채무한도인 16조4,000억달러를 오는 5월19일까지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임시법안을 마련해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어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985년 제정된 '균형예산 및 긴급 적자통제법'에 따라 예산을 강제 조정하는 시퀘스터 시기를 늦추자고 요청한 것이다. 시퀘스트가 적용되면 올해 1,090억달러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국방 및 기타 국내 부문의 지출을 1조2,000억달러 줄여야 한다.
한편 미 의회예산국(CBO)은 지난달 재정절벽 협상타결에 따른 긴축으로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8,450억달러로 1조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적자규모는 1조1,000억달러였으며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4년간 미국의 재정적자는 해마다 1조달러를 넘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