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가 곧 출시할 미니밴 신형 '카니발'과 장기 불황으로 오히려 판매가 증가한 경차 '모닝'을 앞세워 내수 부진을 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아차는 주력 세단 'K시리즈'와 '쏘렌토'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모델 노후화에 따라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올해 판매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상태다.
기아차 관계자는 22일 "신형 카니발 사전계약이 1만대를 돌파했다"면서 "공식 출시일은 7월 둘째주이며 사전계약 고객들은 본격 휴가철 전에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3세대 카니발은 지난 2006년 이후 8년 만에 완전변경된 9인승 또는 11인승 미니밴이다. 카니발은 현대·기아차의 여러 차종 중 유일하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어 확실한 고정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캠핑 등 레저 인구가 급증해 공간 활용성이 큰 차의 수요가 커진데다 계절 또한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사전계약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이번 신형 카니발이 내수 부진을 만회할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월 32.7%를 기록한 후 3월 32.1%, 4월 30%, 5월 29.9%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2월에만 6.4%의 성장세를 보였을 뿐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월 1,300~1,500대 수준인 카니발 판매량이 신형 모델 출시 후에는 4,000대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카니발이 기아차 전체 판매량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카니발과 함께 경차 '모닝' 마케팅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경차는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오히려 잘 팔린다. 실제 지난달 모닝 판매량은 8,808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는 7.5%, 전월보다는 9%나 늘었다. 시장에서의 피로감이 누적돼 올 들어 판매량이 최대 16.5%나 급감한 'K시리즈'의 부진을 모닝이 어느 정도 만회해주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차종 중 가장 큰 카니발이고 가장 작은 차가 모닝인데 올해는 이 두 차종이 기아차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기아차는 하반기 중형 SUV인 쏘렌토의 신모델까지 투입해 내수 부진을 완벽히 탈출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형 카니발과 모닝에 더해 하반기 신형 쏘렌토를 더해 판매량과 점유율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형 카니발은 1998년 첫 출시 이후 국내외에서 총 146만대가 팔린 기아차의 대표 미니밴이다. 이번 3세대는 길이와 높이를 각각 15㎜, 40㎜ 줄여 운전 편의성을 높이고 디자인에서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공인연비는 11.5㎞/ℓ로 기존 모델보다 5.5% 향상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