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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RX는 구경꾼?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꼴’ 지난 3월 22일 이후 2개월 넘게 주식 거래 정지 중인 중국고섬에 관한 한국거래소(KRX)의 입장이 꼭 그런 것 같다. 중국고섬 원주가 상장돼 있는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의 결정만 기다릴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고섬 사태에 관한 한 KRX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사태가 처음 터진 지난 3월22일 중국고섬 원주가 싱가포르에서 거래 정지된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국내증시에서 하한가로 떨어진 뒤에야 뒤늦게 거래 정지에 나선 것부터 그랬다. 당일 기관 투자자들이 심상찮은 낌새를 눈치 채고 국내 증시에서 일제히 투매에 나섰지만 KRX는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1시간이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곤두박질 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돌아갔다. 개인들은 매도 타이밍을 놓쳐 휴지 조각이 돼 버린 중국 고섬 주식을 아직도 들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후 공시 연장과 2번의 주주총회 연기 등 원인조차 뚜렷이 알 수 없는 악재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때마다 투자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 들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KRX의 답은 참 한결 같다. “원주가 상장된 SGX의 결정을 기다려 보겠다.” 문제는 중국고섬 사태의 장기화로 전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이른바 ‘차이나리스크’가 급속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원양자원은 근거가 빈약한‘보유 어선’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국내 증시 상장에 나서고 있는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는 청약 단계부터 미달 사태라는 굴욕을 당했다. 올해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중국 기업들은 이 때문에 줄줄이 공모를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봉수 KRX 이사장은 중국고섬 사태 이후 국회에 출석해 “앞으로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시 회계 처리 심사를 엄격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2개월 여가 지났지만 KRX의 엄격한 심사로 중국 기업이 투명해졌다는 말도, 그렇다고 문제가 된 기업에 대한 특단의 조처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줄었다는 말도 들려 오지 않는다. KRX가 그렇게 수수방관하는 사이에 투자자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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