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킹 레비 브라질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연료·수입제품·화장품·소비자대출에 대한 세금인상안을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우선 휘발유에 리터당 0.22헤알, 경유에는 리터당 0.15헤알을 징수하는 유류세를 부활하기로 했다. 개인대출 상품에 붙는 금융거래세는 현행 1.5%에서 3%로 올리고 수입품에 부과되는 사회안전세율도 11.75%로 상향 조정했다. 레비 장관은 이를 통해 총 206억헤알의 추가 세수를 걷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이 대규모 증세 카드를 꺼낸 것은 재정건전성 제고로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재정건전성 악화와 경기부진을 이유로 브라질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한 바 있다. 레비 장관은 "경제 전반의 신뢰 향상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이번 조치가 리스크를 안고 브라질에 투자하려는 이들을 고무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미 증세와 재정지출 축소로 올해 재정흑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2%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시장은 브라질의 증세를 대체로 반기는 모습이다. 일란 골드파진 브라질 이타우우니방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정부가 재정수치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정을 시작했다"며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세가 이미 부담스러울 정도인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켜 경기회복에 짐을 지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브라질 인플레이션율은 2009년 4.31%에서 지난해 6.41%까지 올랐다. 브라질중앙은행은 올해 인플레이션율이 연간 억제선인 6.5%를 웃도는 6.67%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가 유류세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 가격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지 일간 오글로부는 이에 따른 기름 값 상승 효과가 5~7%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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