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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혁신 정부3.0] <상>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원예 심리치유

꽃 키우며 재소자 재활 성공… 學暴 예방도

식물 재배로 생명 소중함 등 경험

수형자들 예민성·우울감 확 줄어 불량 학생 폭력성향 감소도 뚜렷

농촌지역 고부가사업으로 급부상… 전문 인력 양성·제도화 서둘러야

국내 한 교도소의 수형자가 원예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이 직접 기를 오이를 옮겨 심고 있다. 농진청이 운영중인 원예치유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사회적 폭력 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농진청

농촌진흥청이 개방·공유·소통·협력의 '정부 3.0'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원예체험을 통한 치유프로그램 서비스 제공 △실내 공기 정화식물 개발 및 보급 △식품영양·기능성 정보 맞춤형 서비스 등 3개 과제를 선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제는 시행 초기부터 상당한 성과를 내면서 안전행정부 브랜드 1차 선정 과정 30개에 모두 포함됐다. 서울경제신문은 농진청이 농업의 가치를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변화, 발전해 나가고 있는 현장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농업·농촌의 역할이 농산물 생산기반 중심에서 사회적 치유 기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네덜란드·벨기에 등 농업선진국은 치유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원예치유 프로그램은 농촌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높은 '블루 오션' 사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치유프로그램은 농진청의 원예체험을 통한 치유프로그램이 있다. 원예치유프로그램은 식물이나 꽃을 키우면서 사람들의 신체·인지·심리 사회적 건강을 개선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농진청은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 원예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수형자 원예치유프로그램'은 2010년 농진청과 법무부, 고용노동부, 안전행정부, 중소기업청 등 5개 부처가 '출소예정자 등의 취업, 창업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계기로 출발했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2011년 원예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해 2012년에 의정부교도소와 경북북부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서 이 프로그램을 연구사업으로 시행해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김천소년교도소 청소년 수형자, 의정부교도소 여자수형자 등을 대상으로 연구사업을 확대 시행해 성공적인 검증을 이끌어 냈다.

원예치유 프로그램은 상·하반기로 나눠 시행됐다.

상반기에는 개인 텃밭에 상추와 오이, 토마토, 고추, 고구마를 재배·수확하는 과정을, 하반기에는 공동 허브 정원과 다육정원, 수경 정원 등 정원 조성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원예 치유프로그램을 받기 전에 수형자들은 불안감과 대인 예민성, 우울감 등이 한국표준집단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으나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 후 간이정신진단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표준집단보다 감소했다.

이상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은 "수형자들이 식물을 직접 재배·관리·수확·이용하면서 생명의 소중함, 돌봄의 기회, 건전한 노동의 가치를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을 조성하는 공동작업을 통해 구성원과의 갈등·적응·협동 등을 경험하며 출소 후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노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며 "사회구성원의 역할과 적응의 중요성을 일깨워 성공적인 사회 복귀가 가능하도록 도움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농진청은 올해부터 홍성교도소와 김천소년교도소 수형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시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원예치유프로그램이 교도소 수형자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예방 등으로까지 활용의 폭을 넓혔다.

현재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서울·대구·수원에 각 1곳의 중학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한 학생이나 폭력 행사가 예상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대구의 한 중학교의 경우 폭력학생들이 폭력성향 감소가 뚜렷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은 "학교 폭력 감소를 위해 몇 개 학교를 대상으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예치유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현실적으로 몇 가지 장애요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가장 큰 걸림돌은 원예치유를 수행하는 전문 인력의 체계적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전문적 역량 수행에 따른 비용이 부족한 상황도 문제점이다. 특히 질 높은 원예치유 프로그램의 수행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시범사업을 넘어 제도화시키는 것도 큰 과제로 파악됐다.

이상미 박사는 "연구가 많이 축적됐지만 심리·생리반응에 대한 임상학적 접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체계적인 의학적 접근과 의학계의 검증을 거친 임상 연구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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