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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트레스 테스트는 부실평가" 확산
입력2009-05-10 18:06:03
수정
2009.05.10 18:06:03
자본부족분 축소등 의혹 제기… "위기 외면땐 일본식 장기불황 올수도"
미국 당국이 미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밝힌 자본확충 규모가 은행 반발로 당초보다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 부실 위기를 대충 넘기려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결국 금융권의 근본적 수술을 외면함으로써 일본형 장기불황으로 치닫는게 아니냐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단 미 재부부의 미국 19개 대형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반발로 막판 자본확충 규모가 축소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개운치 않은 뒷끝을 남기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기 전 해당 업체들과의 협의를 거쳤고 실제 발표에서는 자본부족분이 대폭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FRB가 지난달 잠정 평가 결과를 통지했을 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이 자본부족 규모가 부풀려졌다며 항의했다. FRB는 소송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일부 지적을 수용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업체의 자본 부족분이 발표 직전에 대폭 삭감됐다.
BoA의 경우 당초 추산된 자본 부족 규모는 500억 달러였으나 최종 발표에서는 339억 달러로 줄었고, 웰스파고도 173억 달러에서 137억 달러로, 씨티그룹은 350억 달러에서 55억 달러로, 핍스서드뱅코프 역시 26억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줄었다.
WSJ은 자기자본을 측정할 때 사용한 기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엄격한 자기자본 잣대인 유형자기자본(TCE)을 기준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측정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FRB가 보다 느슨한 기본자기자본(Tier1)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RBC캐피털마켓츠의 애널리스트인 제러드 캐시디는 "유형자기자본을 사용하면 19개 업체의 총 자본부족 규모가 680억 달러 이상 커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문가들도 질타하고 나섰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결국 용두사미였다"면서 "오바마 정부가 은행들이 스스로 회생하길 기대하면서 금융위기를 그럭저럭 넘기기로 결정했다 점이 분명해졌다"고 일침을 놓았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자신의 홈페이지 올린 글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기전망에 기초해 은행의 부실을 축소 평가했으며 은행들의 예상 수익을 오히려 눈덩이처럼 부풀렸다"면서 "결국은 이들 은행들을 좀비 은행으로 만들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은행이 부실평가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 FT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식으로 미국 정부가 이번 위기를 대충 넘기려고 들 경우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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