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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리더십 빈곤 드러낸 다보스포럼
입력2005-01-31 18:27:27
수정
2005.01.31 18:27:27
<파이낸셜타임스 1월31일자>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어려운 선택들을 위한 책임’이었다. 그러나 다보스포럼 현장 어디에서도 어려운 선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려운 선택을 내릴 때 수반되는 상쇄 관계에 대한 토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0년대의 경우 세계경제포럼은 워싱턴 합의에 대한 찬양으로 일관했다. 기업과 시장경제의 발전을 제외한 어떤 내용의 토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빈곤과 기후변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등장했다.
반세계화 포럼인 세계사회포럼이 해산 위기를 맞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비정부기구(NGO)가 텐트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의제까지 제시한다.
경제 지도자들의 회의에 빈곤과 기후변화가 의제로 올라서는 안된다는 뜻이 아니다. 빈곤이나 기후변화는 전세계적으로 대처해야 할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다. 경제 지도자들도 이런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균형이 필요하다.
정치 및 경제 지도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상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기후변화 문제의 경우 기업들은 신기술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전략이나 규제비용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할 뿐이다. 원자력 발전 같은 대안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토론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왜 자신이 개도국의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는 농업 보호주의를 지지하는지 해명도 하지 않은 채 개도국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운 국제연대세 창설을 제안했다.
이런 분위기는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의 주장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 최빈국에 대한 원조자금으로 쓰고 장기 상환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문제가 포럼 기획자들이 그저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라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걱정되는 것은 정치 및 경제 지도자들이 중요한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회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퇴장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전달한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미국경제에 대해 토론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식의 자기만족은 정당화될 수 없을 뿐더러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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