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은 선거를 미루고, 호주는 예산을 조기 집행하는 등 세계 각국이 총력대응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소 다로(麻生太郞ㆍ사진) 일본 총리가 조기총선에 대한 의지를 꺾을 전망이라고 3일 보도했다. 아소 총리는 2일 의회 발언을 통해 "중의원 해산보다는 경기부양책 실시 등 경제정책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산 관련 법안이나 국제적인 금융위기 등 의회에서 논의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이번 주 기업 및 소비자 심리는 각각 5년ㆍ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발언은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자민당 간사장이 "지금은 총선을 치를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직후 이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아소 총리가 경제 관련 법안들을 의결시킨 이후에나 총선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소 총리는 그동안 집권 자민당의 기반을 굳히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 중으로 조기에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케빈 러드(사진) 호주 총리도 경기부양을 위해 156억 달러 규모의 호주건설펀드(BAF) 예산을 당초보다 3개월 앞당겨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러드 총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하원이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2월까지 예산 투입 대상사업 등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재계와 자금조달 협력약정을 맺고,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러드 총리는 "이번 BAF 예산 조기집행으로 경제 전체의 신인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같은 메시지는 지금처럼 불안한 경제 상황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주 정부는 예산지원이 시급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들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시드니가 가장 큰 수혜지역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드니는 이민자 급증 등으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재정적자가 7억8,000만 달러에 달해 사업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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