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일부 중진 의원들은 탈당만은 막아보자는 의견을 보인 반면 반대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야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며 ‘박영선 발(發)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실정이다.
◇일부 중진 “선(先) 수습 후(後) 거취”= 새정연 문재인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탈당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상돈 명예교수의)공동 비대위원장 제안이 거부당했다기 보다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한 과정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지난(12일) 중진 모임에서 박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미루는 게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아 저도 동의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하고 정기국회에 임하기 전까지는 혼란을 가져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전 의원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를 저런 식으로 흔드는 그런 분들은 더 길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되면 당이 오도 가도 못한다”며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박영선 흔들기’를 비판했다.
◇사퇴파 “박 원내대표 좀 비켜줘야”= 하지만 박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측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 18명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모임을 갖고 “박 원내대표 스스로 결단하는 길밖에 없다”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유승희 의원은 “박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요구는 중진의원부터 초선의원까지 두루 거쳐 나온 것”이라며 “당이 이 상태로 지속되면 어렵겠다는 차원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이지 탈당을 요구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상민 의원 역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는 현재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원인을 제공한, 박영선 원내대표가 좀 비켜주셔야 정리정돈이 될 수 있겠다는 게 저희들(3선의원들)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돈 “탈당 땐 당 쪼개질 것”= 일각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결국 탈당을 결심할 경우 새정연의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번 파동의 진원지였던 이상돈 명예교수는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가 탈당을 하면 당이 쪼개지는 사태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많다”며 “야당발 정계개편이라는 상황까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성정치가 실패했으니 그 열망을 받아낼 수 있는 제3세력이 지금 나오면 상당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며 제3지대 신당이 창당되면 합류할 의사가 있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15일 오전에 예정됐던 원내대책회의를 취소한 채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당내 중진의원들과의 연락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