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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급속히 악화되는 재정건전성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 96년 8.8% 수준이던 것이 2002년 21.2%로 늘어났으며 OECD 30개국 가운데 악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적자국채 발행과 공적자금 부담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미 국채발행에 다른 이자부담만 연간 31조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공적자금이 국가채무로 전환되면서 오는 2006년까지 GDP 대비 국가채무는 더욱 커져 29.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현재 165조원인 국가채무는 오는 2008년 2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07년까지 1% 이하의 적자가 발생하다가 2008년부터 균형재정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적했듯이 정부가 2008년까지 연평균 5%대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세수가 연평균 8.3%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한국은행과 민간 연구소 등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5%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대로 GDP 대비 30% 미만의 국가채무는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인 76%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교부금과 공적자금상환ㆍ사회보장급여 등 의무지출을 제외한 정부의 재정지출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억제할 경우 재정수지의 균형을 달성하고 중기적으로 국가채무도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경직성 경비 비중이 전체 예산의 70%나 되고 이자지출도 곧 전체 세출액의 1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등 복병이 많은 우리의 재정여건을 감안한다면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통합재정수지의 적자가 지속되면 결국 세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성장 기조가 이미 굳어지고 있는 여건 속에서 준조세 부담까지 높은 우리 사회가 높은 조세부담률을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한 빠른 속도로 진행중인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지출을 위해 담세층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공산이 높고 이는 결국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한번 적자재정의 깊은 수렁에 빠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험이 말해 준다. 정부는 매년 20조원씩 늘어날 국가채무를 방관만 하지말고 보다 정확한 중기재정계획을 바탕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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