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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0월 9일] 예외없는 파생상품 규제안

미국과 유럽이 도출한 파생상품 규제안에 일부 대형 비금융(제조업ㆍ에너지 등) 회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규제안 전반에는 찬성하지만 파생상품의 본래 기능인 '위험 관리'와 관련된 규제는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들 정부는 대부분의 파생상품이 표준화된 거래소와 중앙 청산소를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 파생상품은 대체로 표준형태가 아닌 거래자의 요구를 반영해 설계됐으며 장외시장(OTC)에서 거래돼 감시의 손길에서도 벗어나 있다. 거래소와 청산소의 설립은 현 시장에서의 상품 중개역할을 제한해 거래비용을 줄이고 시스템의 위험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비금융 회사들은 환율ㆍ금리ㆍ상품가격 등의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헤지(hedge)하고자 파생상품을 이용한다. 이들은 증거금 확보(margin requirements)가 의무화되면 헤지를 위한 비용이 너무 커져 결국 파생상품을 이용하기 어렵게 된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에너지회사 이온은 앞으로 OTC에서 파생상품 거래가 어렵게 되면 신용공여한도(credit line) 및 증거금 등으로 75억유로를 마련해야 해 회사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표준형태를 벗어난 파생상품의 OTC 거래는 반드시 규제당국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고 모든 파생상품이 중앙 청산소를 거치도록 규정한 것은 좋은 해결책이다. 이른바 '실물 기업'들도 여기서 면제될 수는 없다. 규제상의 일부 허점은 본래 규제를 통해 없애려 했던 문제행위를 오히려 연장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 그러나 비금융 회사들이 이번 규제안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은 규제상의 허점 탓이 아니라 바로 규제안이 의도한 바이다. 비금융 기업들은 증거금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기업운영에 위험요소가 드물 때에도 비용을 치르게 됐다. 일부 기업들은 파생상품 거래로 금전적 횡재도 경험했는데 이는 OTC와 시장 거래자인 투자은행 등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져 결국 애꿎은 납세자들이 그 짐을 떠맡게 됐다. 대부분의 비금융 회사들은 표준화된 거래소 덕분에 거래비용이 낮아진 데 따른 혜택을 볼 것이다. 단지 이 이유만이 아니다. 더 이상 사회가 파생상품 등 금융시장의 잘못을 대신 책임져주는 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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