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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을 공식 해명했다. 청와대가 16일 문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부적격 인사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예정에 없이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한 말, 제가 쓴 글에 대해 쏟아지는 많은 의혹에 해명하지 않는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다"며 직접 작성한 해명문을 읽었다. 그는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의 위안부 발언 논란과 관련,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며 "세 딸의 아버지로 이 문제는 제가 지금 당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문 후보자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병세가 위중한 상황에서 비자금 문제나 해외 재산 도피 의혹을 제기한 칼럼이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공인으로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글에 대해서는 "유족과 지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모두 언론인 시절 한 일이었다" 며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주 4·3 항쟁을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신영연구기금 이사장으로 재직 중 자금을 지원하는 대학 석좌교수에 자신을 '셀프 추천·선정' 한 데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또 문 후보자는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이라는 발언에 대해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라며 개인적 관점을 기독교 전체로 일반화해 해명, 논란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일반 역사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고 그 시련을 통해 우리는 해방을 맞았으며 공산주의를 극복했다"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명제는 조국통일로 통일도 이뤄질 것이라 믿기에 이 분단 상황도 아프지만 견딜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후보자 해명 후 개인적 관점을 기독교 일반의 인식인 것처럼 포장해 종교를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부 교인뿐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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