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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V 타결, 세계시장 확보 발판으로

4년간 지루한 논란을 벌여온 디지털TV 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최종 확정됐다. 정부와 방송계간에 적대적 대립양상을 보였던 논쟁이 막판에 의외로 쉽게 타결된 것은 다행스럽다.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로 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디지털TV 시대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극심한 내수침체 국면에서 디지털기술혁신에 의한 신제품의 효과는 지대하다. 과거 불황의 돌파구를 새로운 가전제품이 연 일본에서 최근 들어 다시 10여년 불황의 벽을 넘어선 것도 첨단기술제품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도 90년대 초 불황을 반도체 호황으로 극복했듯이 지금의 최악의 내수불황극복에 디지털TV가 효자노릇 해 줄 수는 없을까. 다소 성급한 기대라는 반론이 나올지 모르나 업계의 반응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제2의 중흥기가 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 내수불황의 극복에는 이 같은 자신감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계의 자신감은 결코 일시적 흥분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들이 디지털TV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일본보다 앞선 검증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최대 시장 미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식을 채택한 만큼 미국ㆍ캐나다 이외 지역에서의 고전이 예상되나 미국식 시장에서의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면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급격한 기술발달로 미국식과 유럽식의 차이가 점차 없어지고 있는데다 기술력 우위에 따른 막대한 이익으로 유럽식 디지털TV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 추격이 어렵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식을 채택하기는 했으나 유럽식까지 망라하는 장기적인 세계시장 장악 프로젝트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지상파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에서는 유럽식 이동방송도 도입하기로 한 만큼 두 방식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데 소홀히 하지않아야 할 것이다. 디지털TV를 반도체ㆍ휴대폰에 이어 3대 수출품목으로 키우려면 현재의 기술우위력에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일본ㆍ중국 등의 맹추격으로 언제 무너질지도 모른다. 전자부품과 주변기기 등이 수입품으로 채워지면 실속이 없을 것이 뻔하다. 원천 및 핵심부품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의 장기적인 계획과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지루한 논쟁 끝의 타결이 준 교훈은 적지않다. 정책변경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며 국익을 더 고려한 노초측의 성숙한 자세는 높이 평가할 만 하나 이미 실행되고 있는 정책의 추진에 뒤늦게 제동을 거는 모습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정책결정 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해 정책의 시너지를 살려야 할 것이다. 이해 당사자들이 지루한 소모전 끝에 어려운 타결을 지은 만큼 디지털TV 방송의 차질 없는 이행에 협력을 아끼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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