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북한주민에 대한 연탄지원은 남북간 정(情)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북한 연탄지원 캠페인을 펴고 있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원기준(45ㆍ목사) 사무총장은 북한에 연탄을 보내는 운동을 따뜻한 정(情)의 표현에 비유했다. 연탄나눔운동은 2004년 설립돼 지금까지 300만장의 연탄을 금강산과 개성지역에 지원해왔다. 북한 핵실험 등 악재가 잇따랐던 올해만 220만 장의 연탄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원 총장은 북측으로부터 “겨울에는 연탄이 쌀보다 귀한 때”라는 말을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연간 연탄 소비량 6억 장 가운데 220만 장은 미미한 숫자라는 말로 일각에서 제기할 수 있는 ‘퍼주기’라는 비판을 경계했다. 북녘 동포에게 연탄은 사상, 이념을 떠난 인간적인 도리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사실 석탄 매장량이나 연간 생산량은 북측이 더 많죠. 하지만 석유가 절대부족해 대부분의 석탄이 화력발전소용으로 사용되고, 일반 가정에서는 ‘석탄가루’조차 공급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전기 사정이 안 좋아 석탄을 캘 수 없고, 석탄이 부족하니 전기량도 부족한 식으로 북한은 지금 에너지 악순환을 겪고 있다”며 “북녘의 민가 주변이 대부분 민둥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탄이라는 ‘아이콘’은 그간 연탄나눔운동에 참여한 후원 회원만 10만명을 끌어냈을 정도로 폭넓은 호응을 얻어가고 있지만 곡절도 많았다. 사실 1차 시도는 10년전인 1996년 목회 활동을 하던 태백시 교회를 중심으로 ‘북한 동포 석탄보내기 운동본부’를 첫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 해 9월 북한 잠수함의 강릉 앞바다 좌초사건이 터지면서 실패로 끝났다. 2차 시도는 6ㆍ15 남북공동성명 이후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던 2002년. 석탄 지원의 뜻을 북측에 전했지만 당시 북한은 남한 정부에 전력을 보내달라고 제안하던 시기여서 ‘남한 정부가 전기를 안 보내주는 핑계가 될까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낭보는 2004년에야 나왔다. 그해 대한석탄공사가 석탄이 아닌 연탄 보내기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석탄공사 노동자들의 쌈짓돈 7,000만원을 종자돈으로 삼아 모금액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원총장은 어떤 때 보람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북녘 마을에 하얀 연탄재가 나뒹구는 모습을 볼 때 뭔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연탄 나눔이 필요 없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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