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고속성장을 기반으로 해외 기업 사냥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는 인도가 경쟁력을 지닌 제조업 분야에서 해외기업과의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선진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외 기업 사냥 시작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컨설팅업체인 KPMG와 딜로직의 보고서를 인용, 올 상반기에 인도 기업들이 해외 M&A 추진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월 인도 기업들의 해외 M&A 건수와 규모는 31건 6억9,800만달러로 지난 한해동안의 38건 8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인도의 이 같은 해외 기업 인수는 인도가 경쟁력을 가진 제약, 전자 제품 및 자동차 부품 생산 등 제조업 분야에서 해외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다. 실제 상반기에 이뤄진 해외 M&A중 절반 이상이 철강과 자동차로 유명한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을 포함한 제조업체들에 의해 추진됐다. KPMG 뭄바이 지점의 칼튼 페레이라 기업금융팀장은 “인도 제조업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으며 인건비도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인도 기업들이 고객에 대한 접근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M&A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 인도의 제약업체인 토렌트 제약도 이 같은 이유로 독일과 벨기에의 판매망을 담당하는 매트릭스 연구소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경제 안착의 열쇠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인도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인도 중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004 회계연도(2004.4~2005.3)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9%에 이른다. 올 들어 3월까지인 지난 4ㆍ4분기에는 7%를 기록했다. 특히 나라 경제의 27%를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는 4ㆍ4분기에 5년래 최고치인 8.6% 성장, 전체 GDP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가 글로벌 경제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혈연중심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1일 인도의 대표적인 센섹스 3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18개 회사가 가족 경영 체제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인도의 최대 민간기업인 릴라이언스그룹은 8개월에 걸쳐 벌어진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 끝에 양분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혈연 중심의 기업들은 회사 소유주에게 유리하도록 운영되며 경영자들은 주주들의 이익을 무시할 때가 많아 글로벌 경제로 나가기 위해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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