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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자
입력2006-10-12 16:37:18
수정
2006.10.12 16:37:18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코리아 리스크’가 수차례 발생했지만 산업현장은 크게 동요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는 분명 사상 초유의 긴급사태이지만 침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후 산업계의 반응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한 외국계 회사의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실제 북한의 핵실험이 발표된 후 나타난 경제적인 충격은 예상보다 덜했다.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나오자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환율도 크게 오름세를 보였지만, 12일부터 증시와 외환 등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의 사재기 현상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외국인들은 북한 핵실험 발표 직후 3일간 7,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현 상황을 투자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고유가, 환율변동, 내수소비 위축 등 다양한 변수들이 예상되지만 전체적인 경영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이론에만 근거한 미래예측은 이미 박물관으로 갔다”며 “지금은 다양한 X팩터(돌발변수)들이 실질적으로 시장환경을 좌우하는 시대이며, 기업들은 이런 불확실성에 이미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위기관리에 대한 상당한 노하우를 쌓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단기적인 상황만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사상 초유의 안보위기에서도 한국경제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가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기본체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내수침체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수출선을 이미 확보했고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환헤지 방안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외국의 금융기관ㆍ기업들도 ‘코리아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다.
우리나라는 통일이 되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코리아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이런 나라의 정부나 기업, 시장 참여자들은 ‘코리아 리스크’에 대한 체계적이고 시스템화된 대응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적절한 대응책이 있다면 위기상황에서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코리아 리스크 헤지’ 능력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자 이를 기반으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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