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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이 불과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주통합당은 극심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당 대선 후보 경선 잡음이 결국 폭력 사태를 유발시킨 데 대해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박병석 국회부의장 등 민주당 소속 4선 이상 중진 의원 11명은 10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오찬을 갖고 최근 당 대선 후보 경선 잡음과 관련한 사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당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들에게 더 낮은 자세로 진지한 소통을 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며 "계파 기득권을 퇴치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박 부의장은 전했다.
박 부의장은 "당에 지금 필요한 것은 통합과 쇄신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도 쇄신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지도부 2선 후퇴론'에 대해서는 "사퇴까지 논의되지는 않았고 일부 참석자들이 (그와 같은) 밖의 여론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중진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친노ㆍ비노뿐 아니라) 대선 후보 사이에서도 계파가 나눠져 있어 이를 해체하고 일치 단결하자는 의미"라며 "후보 간 지나친 과당경쟁이 계파 간 갈등의 원인이 됐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고 했다. 당 분열 자극 발언을 자제할 것을 대선 후보 측에 요청하는 한편 지도부에도 물리적 충돌까지 비화된 당내 갈등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별도로 지난주 쇄신 의총 개최를 요구했던 39명의 의원들도 11일 조찬회동을 갖고 경선 사태와 관련한 당 지도부의 미온적 대처를 문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우선 11일 오전 의총을 개최해 의견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또 당 대표색 변경 및 당 로고 등 이미지(CI) 정비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지도부와 대선 경선 후보가 한자리에 만나 그간의 오해를 정리하고 이후 결정되는 대선 후보가 자연스레 당을 재편하는 구도로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유력 후보인 문재인 후보 캠프 측은 "현재 상황에서는 결선투표 없는 1위로 당 후보에 오른다 해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를 넘기가 쉽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며 "당내 화합을 이끌어낼 방안을 조심스럽게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후보 선출까지 이르면 일주일 늦어도 3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분란을 잠재울 만한 뚜렷한 해결책 마련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다. 또 비문(非文) 주자들을 두고 '이미 사전 합의된 룰을 이제 와 분쟁의 씨앗으로 삼고 있다'는 당 지도부의 불만도 팽배하다. 이와 관련해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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