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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엔高 가속도…1弗=80엔땐 시장개입 압력 커질듯

■ 日 간 재신임…엔 어떻게 될까<br>시장선 간 승리 예견<br>오전부터 강세에 베팅<br>개표직후 83.09엔 급락


글로벌 외환시장은 정확했고 또 예민했다. 14일 오후3시49분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일본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을 이겼다는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도쿄 외환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83.40엔대를 넘나들던 엔ㆍ달러 환율은 순식간에 83.09엔까지 수직 하락했다. 이날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간 총리의 승리를 예상하고 오전부터 엔화 강세에 베팅했다. 이날 오전9시49분께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83.25엔을 기록하며 지난 8일의 15년 최저치(83.35엔)를 하향 돌파(엔화 강세)했다. 엔화 강세는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간 총리의 우세가 점쳐졌기 때문이다. 야시로 카즈야 히마와리증권 외환 애널리스트는 "간 총리는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오자와 전 간사장에 비해 신중한 입장"이라며 "간 총리가 승리할 경우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간 총리는 경기방어책에 대해서도 다소 소극적이다. 대신 경기부양보다 소비세 인상을 추진할 정도로 재정론자로 통한다. 엔고 방어가 미국과 유럽 등 국제적 공조 없이 소기의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현실론자이기도 하다. 민주당 대표 경선 결과 간 총리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함으로써 엔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에서는 82엔대가 저지선 역할을 하겠지만 붕괴될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후 최저치는 1995년에 기록한 79.75엔이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엔ㆍ달러 환율이 80엔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악셀 루돌프는 "엔ㆍ달러 환율이 2008~2010년 지지선인 82.92엔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전후 최저인 80엔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강세는 수출비중이 높은 일본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의 주요 대기업들은 엔ㆍ달러 환율이 1엔 하락(엔화 강세)할 때마다 수십~수백억엔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엔 상승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300억엔 줄어든다. 엔화 가치가 11엔 상승할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3,300억엔)을 모두 상실하게 된다. 혼다와 닛산자동차 역시 각각 170억엔, 150억 엔의 피해를 입게 된다. 하지만 엔고에도 불구하고 간 내각이 직접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사임으로 6월 초 취임한 간 총리는 그동안 수차례 구두개입에 나섰을 뿐 엔고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엔화 가치가 15년 최고치를 기록하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은 엔화 강세로 쏠림이 지속될 경우 엔화 매도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27 간 총리는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간 총리는 일본은행(BOJ)을 압박, 엔고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BOJ는 30일 임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시중 자금공급 규모를 종전의 20조엔에서 30조엔으로 확대했다. 시중 유동성을 늘려 장기금리를 낮추고 시중 엔화자금이 늘어나면서 엔화 가치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렇지만 BOJ의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며 시장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엔화 환율은 BOJ의 대책 발표 이후 달러당 85엔선이 붕괴되는 등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바클레이스캐피털 도쿄사무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모리타 교헤이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현재의 엔화 흐름을 바꿀 수 없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 외환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ㆍ달러 환율이 80엔대까지 추락할 경우 간 총리가 현재의 소극적인 대책을 지속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재무성이 자금을 투입해 달러화를 직접 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 정부는 2004년 이후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일본 재무성은 '9ㆍ11 사태' 여파로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졌던 2003년 한해 동안 20조4,000억엔어치의 달러화를 매입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20조엔의 환율안정기금을 특별회계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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