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는 미국 외교협회(CFR)가 최근 1,200명의 정부 관료와 외교정책 전문가들에게 30가지 국제분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각각의 발생 가능성과 충격수준 등을 조사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방우선순위조사(PPS)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CFR가 매년 작성하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외교안보 관계자들은 2년 넘게 끌고 있는 시리아 내전 악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내전이 심해지면 국제사회의 무력개입도 불가피해질 수 있으며 내전의 여파가 레바논·요르단 등 인근 국가로 번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최근 장성택 처형 등 북한의 정세급변으로 인한 새로운 무력도발 가능성도 2014년의 핵심 안보현안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통해 동북아시아를 긴장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이 우선순위를 매긴 안보현안은 북한과 미국 내 테러를 제외하면 중동에 집중돼 있다.
예멘 일대에서 알카에다 세력이 대규모 테러를 하거나 이라크에서 이슬람교 계파인 수니·시아파가 갈등의 골을 키우면서 내전으로 번지는 시나리오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내년부터 미군부대가 철군하며 벌어질 혼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이 지난달 서방과 맺은 핵협상을 파기하고 핵개발을 지속해 서방국가들이 무력 타격하는 상황도 최우선 현안 중 하나로 꼽혔다.
반면 지난달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하며 초래한 한중일 긴장관계나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동남아국가들 간의 영토분쟁은 차순위로 밀렸다. PPS 보고서는 실제로 이 지역에서 무력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은데다 미국에 미칠 충격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안보관계자들은 이 밖에 콩고나 남수단·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분쟁이 악화할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미국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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