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관호(58) SK건설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루마니아 프로젝트 준공을 교두보로 삼아 지금까지 한국 건설업체의 미개척 영역이던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K건설은 이날 루마니아 피테슈티(Pitesti)시에 있는 아르페킴(Arpechim) 정유공장에서 석유화학 플랜트 준공식을 가졌다. 이 공사는 하루 2만5,000배럴 규모의 탈황설비를 건설하는 ‘수첨 탈황설비시설(FCC Feed Hydrotreating Unit)’을 짓는 것으로 지난 2004년 11월 첫 삽을 뜬 뒤 계약기간보다 2개월 앞선 3월에 완료됐다. 유럽에서 한국 건설업체가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부회장은 “한국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한국 건설업체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유럽 지역에 우수한 시공능력과 성실성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사는 총 계약금액이 약 460억원으로 해외 프로젝트치고 큰 금액은 아니지만 SK건설이 현재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쿠웨이트 역시 94년 처음 진출 당시엔 계약금액이 80억원에 불과했다”고 떠올리며 “하지만 첫 진출이라도 철저히 수익 기반으로 수행했고 앞으로도 신시장을 진출할 때는 이런 전략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유럽 국가들은 점점 엄격해지고 있는 유럽의 환경기준에 맞춰 노후화된 석유화학플랜트 시설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루마니아가 내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게 되면 오는 2013년까지 약 300만 유로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돼 건설 분야 전망이 어느 때보다 밝다. 하지만 유럽 건설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업체가 끼어들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손 부회장은 “현재 리투아니아ㆍ크로아티아ㆍ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특히 이번 프로젝트 발주처인 루마니아 국영석유회사를 인수한 오스트리아 오엠파우(OMVㆍ중부유럽 최대 석유회사)는 중부유럽 최대의 석유회사로 향후 유럽시장 내 수주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건설은 지난해와 올해 쿠웨이트에서 12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공사를 연달아 수주하는 등 중동 지역 해외 플랜트 건설업체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손 부회장은 “태국 등 동남아와 중국, 그리고 이미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남미 시장 등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