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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사이에 구제역 감염 농가가 3곳이나 나온 것을 보면 이미 감염된 가축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다 할 대책이 없어 답답할 뿐입니다." 11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의 한 한우농장. 농장주인은 지난 9일 금월리 이모씨의 소 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된 후 하루 만인 10일 선원면과 불은면의 소ㆍ돼지 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애지중지 키워온 소ㆍ돼지를 모두 잃지 않을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정부와 행정기관이 9일부터 강화군 일대에 방역대를 설정하고 이동통제소를 설치하는 등 확산을 막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소보다 전파력이 최대 3,000배에 이르는 돼지까지 감염되자 이곳 주민들은 이미 늦은 것 아니냐며 침통해했다. 구제역이 확인된 선원면과 불은면을 중심으로 출하ㆍ도축 등 강화군의 축산활동은 대부분 정지됐고 농장들은 자체적으로 진입통로를 폐쇄하고 방역을 하며 감염이 확산되지 않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돼지 농가가 있는 불은면 삼성리의 이장인 한모씨는 "우리 마을에는 돼지 농장이 5곳 있는데 이 중 한 곳은 4,000마리까지 사육하고 있다"면서 "축산농민들은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으니 경조사도 될 수 있으면 참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은면 두운리에서 한우 27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김순호씨는 "구제역이 발생한 후 요즘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있다"며 "2년 전 육우에서 한우로 바꾸고 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팔지 않고 키워 4월부터 출하할 예정이었는데 모두 다 살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강화군은 정부가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반경 3㎞ 내에 있는 모든 소ㆍ돼지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11일 이 지역 211개 농가의 소ㆍ돼지 2만5,854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살처분되는 가축은 소 159개 농가 6,779마리, 돼지 22개 농가 1만8,846마리, 사슴 17개 농가 149마리, 염소 13개 농가 80마리 등으로 이는 강화 지역 전체 우제류 농가(827개 농가, 7만8,600마리)의 25.5%, 마릿수로는 32.9%에 해당한다. 한편 강화 지역에는 9일 선원면 금월리 이모씨의 소 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뒤 이날 오전까지 선원면 4곳, 불은면 1곳 등 모두 5곳의 소ㆍ돼지 농장에서 구제역 감염이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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