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궁사 김우진(18ㆍ충북체고)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절대강자’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우진은 24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인도의 타룬디프 라이를 7대3(28대28 28대27 28대29 28대27 29대27)으로 꺾었다. 올해 처음 태극 마크를 단 김우진은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일 벌어진 예선에서는 개인 싱글 세계신기록까지 수립해 기록과 개인, 단체전 타이틀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한국 양궁의 차세대 대들보로 자리매김했다. 김우진은 이 날 결승에서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쳐 나갔다. 8강에서 오진혁(29ㆍ농수산홈쇼핑)을 꺾은 라이는 만만치 않았다. 1세트를 서로 비긴 뒤 김우진이 2세트를 따내자 라이가 10-10-9점을 맞추며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를 가져가는 사람이 승리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운명의 여신은 김우진에게 미소를 지었다. 김우진과 라이는 세 발 모두 9점을 쏜 걸로 기록됐지만 정밀검사에서 김우진의 첫 발이 10점으로 변경됐다. 김우진이 4세트를 가져가면서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5세트에서 라이는 첫 발을 8점 과녁에 쏘며 김우진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날 근대5종 단체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이춘헌(30)과 김인홍(28ㆍ이상 한국토지주택공사), 김기현(26ㆍ국군체육부대), 정훤호(22ㆍ서원대)가 팀을 이룬 한국은 아오티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근대5종 경기 남자 단체전에서 총점 2만2,232점을 기록, 중국(2만2,028점)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근대5종 경기가 치러진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며 한국은 남자 단체전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인라인 롤러에서도 금메달이 2개나 쏟아졌다. 손근성(24ㆍ경남도청)과 우효숙(24ㆍ청주시청)이 나란히 남녀 EP(엘리미네이션+포인트)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효숙은 2008년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지난해 중국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낸 데 이어 아시안 게임에서도 정상에 서며 이 부문 최강자로 위세를 떨쳤다. 손근성은 이어 열린 남자 EP 1만m에서 26점으로 최광호(17ㆍ대구경신고ㆍ25점)와 1점 차이로 금,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한편 한국은 이날 우효숙이 65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결단식에서 내세웠던 대회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유도, 사격 등에서 풍성한 금메달을 수확한 한국은 원정 아시안게임 최다 성적을 경신하며 4회 연속 종합 2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한국은 2002년 부산대회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96개)을 땄으나 원정 대회 최다는 1998년 방콕 대회 때의 65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