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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서발 KTX 요금인하 약속 지켜야 한다

수서발 고속철도(KTX) 운영을 맡을 제2의 철도공사가 설립된다고 한다. 수서발 KTX노선(수서~부산, 목표) 운영권을 민간기업에 장기 임대하기로 한 기존의 철도 경쟁정책이 새 정부 출범으로 수정되는 모양새다.

KTX 경쟁체제 도입 문제는 지난해 내내 논란을 빚었다. 정부는 코레일의 철도독점 구조에 따른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규 KTX 노선부터 민간에 운영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대기업 특혜시비와 철도의 공공성 훼손 같은 논란이 제기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제2철도공사 설립은 최선은 아니지만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정책의 골격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차선책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큰 논란을 빚었던 특혜시비 문제를 원천 차단하면서도 철도 독점의 폐단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기도 하다.

KTX 경쟁체제 도입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편익 증대에 있다. 요금은 낮아지면서도 서비스 질은 좋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우리는 그동안 코레일 독점 폐지를 지지해왔다. 정부는 그동안 민간기업에 수서발 KTX 운영을 맡기면 현행 KTX보다 최소 10% 이상 요금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입찰경쟁이 붙으면 20%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숫자가 코레일을 압박하고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허투루 추산한 것은 아닐 터이다.



민간에서 공기업으로 바뀌었을 뿐 경쟁구도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국민 편익을 높이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같은 공기업이라고 해서, KTX 건설비용 조기회수 차원에서 코레일과 같은 수준의 요금을 받겠다는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만경영의 표본이나 다름없는 코레일의 복제판이 되지 않도록 설립 초기부터 민간기업 수준의 경영평가 및 보상 시스템을 가미하는 것이 긴요한 과제다.

코레일도 더 이상 경쟁체제 도입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 지난해처럼 파업불사를 외치며 딴죽을 건다면 그저 경쟁하기 싫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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