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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나꼼수식 삼두정치

민주통합당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박지원 최고위원이 각각 당 서열 1ㆍ2위인 대표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를 나눠 맡기로 한 밀약이 지난 26일 현실화하며 박 위원이 후보등록 1시간 전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막후에서 '이ㆍ박체제'의 기획에 가담하며 후원한 문재인 상임고문은 당내에서 패권적 발상의 담합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단합'이라고 강조하며 "바람직한 일"이라고 힘을 실었다.

소위 '3두(三頭)의 단합'은 대권은 부산ㆍ경남(PK), 당대표는 충청, 원내대표는 호남 출신으로 나눠먹기 하자는 것이다.

친노와 비노를 대표하는 이 전 총리와 박 위원의 결합이 향후 당내 갈등을 방지하며 대선 레이스의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통합을 단단히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두 사람의 기획력과 추진력이 정권교체를 위한 최상의 카드라는 설명은 일견 설득력이 커 보인다.



그러나 밀실에서 이뤄진 3두의 담합이 정도(正道)를 한참 벗어난 구태정치로 '꼼수'라는 데 별 이견은 없다. 대선 후보인 손학규 전 대표는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한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원내대표에 출마한 전병헌 의원은 "독립적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권력욕을 채우는 수단이 됐다"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김한길 국회의원 당선자조차 "아무리 근사한 말로 포장해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4ㆍ11 총선에서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의 인기에 편승해보려고 지역구 세습 논란에도 나꼼수 패널인 김용민씨를 후보로 내세웠다 그의 저질ㆍ막말 파문에 민심의 역풍을 맞아 오히려 심판의 대상이 됐다. 높아진 민도를 외면한 채 3두의 담합을 단합이라고 포장한들 꼼수 정치의 추악함을 국민이 무심히 지나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 계속되고 새누리당의 헛발질이 더해진다고 야합이 정치적 결단으로 평가 받기는 어렵다. 4월25일 문 고문과 이 전 총리, 박 위원의 밀약이 2012년 대선 패배의 전주곡으로 기억되지 않도록 민주당은 심기일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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