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IMF 내부감사를 담당하는 독립평가국(IEO)은 이날 보고서에서 2010∼2011년 IMF가 선진국에 재정긴축 기조를 권고한 것은 성급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IEO는 IMF가 당시 세계 경제를 금융위기에서 회복되고 있다고 오판해 미국·일본·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등이 재정을 긴축해 채무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IMF는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를 찍어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을 지지하는 등 잘못된 재정·통화 정책조합을 옹호했다고 평가했다.
IEO는 "재정긴축과 통화팽창을 함께 권고한 정책조합은 결국 경기회복을 제대로 뒷받침하지도 못하면서 신흥국의 자본유입 변동성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2010년 세계 경제 성장세는 IMF가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유로존 재정위기 등을 겪으면서 뒷걸음질쳤다. 또한 IEO는 "당시 IMF가 각국 경제상황에 맞는 정책을 권고하지 않았다"며 "IMF 최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시 각국 정부가 경제에 투입하는 자금을 줄이라고 주장하기보다 사태를 더 제대로 파악했어야 했다"고 고언했다. IMF의 2010년 재정긴축 권고는 앞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부터 "최악의 아이디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다만 IEO는 금융위기 초반인 2008~2009년 IMF가 긴급하게 보유금을 크게 늘리고 재정확대 정책을 권고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IEO의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성명을 통해 "IEO는 그 시기에 IMF가 맡은 일의 맥락과 관련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평가는 사후약방문과 같다"며 IMF가 2012년에도 이미 일부 재정긴축 조언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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