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베이지북의 경기진단은 16~17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금리·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이용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닛 옐런 의장이 지난달 '점진적 성장'이라는 베이지북의 진단을 근거로 초저금리의 '상당기간' 지속을 언급했던 데 비춰 이달 회의에서는 금리정책 방향을 어떻게 발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전날 한 모임에서 "연준이 '상당기간'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시점에 더 접근한 것은 명백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한국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함께 자본유출 등 금융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국내 투자·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정부는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기왕에 마련된 컨틴전시플랜을 확고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과 가계의 체력을 보강하는 일이다. 2010년 이후 줄곧 영업 이익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과 1,200조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는 가계에 생동력을 불어넣지 못한다면 예측 불가능한 대외변수를 이겨내기 어렵다. 미국 금리인상 시점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결코 넉넉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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