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재판부 장외 공방전

삼성 재판 과정에서 맞붙었던 특검팀과 재판부가 이번에는 장외에서 날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는 지난 17일 “왜 법정 밖에서 자꾸 떠드느냐”며 재판장을 맡았던 민병훈 부장판사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이는 16일 민 부장판사가 ‘특검이 기소를 잘못했다’ ‘삼성에 면죄부를 준 것은 법원이 아니라 특검’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정면대응으로 풀이된다. 조 특검은 이날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견해를 달리한다면 다시 법정에서 다투면 된다. 법정 밖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기소하지도 않은 내용을 판단하고 검찰이 기소를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 역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관련, ‘특검이 기소를 잘못했기 때문에 무죄”라고 말했는데 그러면 허태학 박노빈에 대해 같은 이유로 기소해서 유죄를 이끌어낸 1심과 2심도 다 잘못됐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항소심에서 이런 부분을 조목조목 밝히겠다”며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적정가격에 대해서도 특검의 입증이 부족하다는데 정말 그랬는지는 고등법원에 판단을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 부장판사는 16일 “이 전 회장이 에버랜드 CB를 실권하는 방식으로 증여한 것을 탈세로 볼 수 있어도 배임으로 볼 수는 없고 오히려 CB 인수를 포기한 삼성 계열사 경영진에 배임죄를 물을 수 있다”며 “특검의 기소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삼성SDS BW에 대해서도 “삼성SDS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됐지만 법리상으로는 유죄로 본다”고 말해 특검이 삼성SDS 주식 가치를 제대로 입증해 면소를 피했으면 유죄 선고가 가능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