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시대의 고분군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송파구의 석촌동ㆍ방이동ㆍ가락동 3군데다. 이중 형태나마 남아 있는 것은 석촌동과 방이동뿐이다. 가락동 고분군은 도굴 등으로 훼손된 뒤 도시개발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방이동 고분군은 인근 석촌동과 차이를 보인다. 석촌동에는 흙무덤도 있지만 돌무덤(적석총)이 주인공이다. 이에 비해 방이동 고분 8기는 모두 흙무덤이다. 대개 고구려식 돌무덤에서 토착 삼한식 흙무덤으로 바뀌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방이동 고분군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곳은 1979년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방이동 백제고분군'으로 이름붙었다. 하지만 일부 무덤에서 전형적인 신라토기가 출토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현재 5세기 전후 한성백제 시대 무덤 자리에 이곳을 점령한 신라인 무덤이 보태졌다는 주장에 대해, 아예 6세기 이후 신라시대 무덤들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결국 문화재청은 2011년 7월 명칭을 '서울 방이동 고분군'으로 바꿨다. 당국의 무심함은 지나칠 정도다. 현재 고분군 내 안내판에는 '시대:통일신라'로 표기하면서도 '방이동 백제고분군'이라는 과거 이름은 바꾸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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