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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호(28ㆍ현대하이스코)가 난코스를 길들이며 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진호는 3일 경기 여주의 솔모로CC 퍼시먼ㆍ체리 코스(파71ㆍ6,77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리츠 솔모로 오픈(총상금 5억원)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최진호는 ‘디펜딩 챔피언’ 강경남(29ㆍ우리투자증권)을 2타 차이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2010년 8월 레이크힐스 오픈 제패 후 거의 2년 만에 거둔 KPGA 투어 통산 3승째다. 지난해 꾸준한 플레이로 상금랭킹 15위에 올랐지만 우승이 없었던 최진호는 이날 아쉬움을 털어내며 상금 1억원을 챙겼다.
2006년 비발디파크 오픈에서 첫 승을 거두며 그 해 신인왕에 올랐던 최진호는 2008년 극심한 부진으로 2009년 투어카드를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던 선수다.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된 플레이가 난코스 정복의 열쇠였다.
단독 선두 강경남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최진호는 강경남, 박상현(29ㆍ메리츠금융그룹)과 챔피언 조에서 대결을 펼쳤다. 침착하게 기회를 노리던 최진호는 전반에 3개의 버디를 잡아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제자리걸음에 그친 강경남을 2타 차이로 추월했다. 10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철저히 안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며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상금랭킹 2위 박상현이 후반 들어 흔들리면서 승부는 최진호와 강경남의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흘렀다.
승부의 기로는 ‘마(魔)의 홀’로 불리는 14번홀(파4)이었다.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진 데다 그린을 향해 장송들이 가로막고 있는 까다로운 홀이다. 최진호는 두번째 샷을 나무 사이 3~4m 공간으로 절묘하게 쳐 그린 앞쪽까지 보낸 뒤 파 세이브로 마무리 해냈다. 반면 강경남은 세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지 못해 보기를 범하면서 3타 차로 쳐졌다. 7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첫 2승 기록에 도전했던 강경남은 16번홀(파5) 버디로 1타를 추격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2타씩을 줄인 이승호와 문경준이 김기환과 함께 공동 3위(4언더파)에 올랐다. 직전 대회 SK텔레콤 오픈에서 아쉽게 준우승했던 박상현은 15번홀(파4) 트리플보기 등으로 7타를 잃은 끝에 공동 19위(1오버파)로 마감했다.
우승 뒤 아내와 6개월 된 아들의 축하를 받은 최진호는 “공격적인 두 선수와의 경쟁이었기 때문에 한 샷 한 샷 무리하지 않고 안전한 플레이로 기회를 기다린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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