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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가 된 사담 후세인의 옥중 편지
입력2004-06-23 13:48:24
수정
2004.06.23 13:48:24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작년 12월 미군에게 생포되고나서 옥중에서 가족에게 편지를 몇통 썼다.
이 편지에 대한 검열권은 물론 제네바협약에 따라 포로를 구금한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에 있다. 문제는 이 편지에 대한 검열이 너무 심하거나 전달이 잘 되지않는다는 데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2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미군 검열당국자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편지 14줄 가운데 9줄을 지워버렸다. 그나마 남은 줄을 읽어보니 후세인 전 대통령은 "신의 위대함 덕분에 내 정신과 사기는 아주 높다"며 가족을 안심시켰다.
후세인 전 대통령이 체포된 뒤 가족에게 보낸 첫 편지이자 유일한 편지로 알려진 이 메시지는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가족 전달용으로 마련한 표준 메시지 중의 하나다. 이 편지는 주소를 "내 딸에게"라고만 적었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2월 21일 후세인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 가족에게 전달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 가족의 선임으로 변호를 맡은 요르단 출신의 무하메드 알 루샤단 변호사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가족이 오직 한 통의 편지를 받았기 때문에 괴로워한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ICRC를 통해 후세인 전 대통령이 편지를 몇통 썼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첫 편지는 현재 요르단의 암만에 거주하는 장녀 라그하드 후세인 씨에게 전달됐다고 루샤단 변호사는 전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다른 두 딸 라나와 할라도 현재암만에서 거주하고 있다. 한편 그의 처 사지다 하일랄라 텔파 여사는 카타르에 거주한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유일한 편지는 "자비의 신의 이름으로"로 시작하는데 그 이후 6줄은 지워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후세인 전 대통령은 "나의 소가족과 대가족에게 살람 알레쿰"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세 줄은 다시 지워졌으며 그 뒤로는 "신의위대함 덕분에 내 정신과 사기는 아주 높다. 여러 사람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적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편지는 자신을 구금한 미군 당국자의 검열이 워낙 심해 내용이 사실상 사라져 버렸다. 루샤단 변호사는 "편지 내용의 3분지 2가 지워져 버렸다"면서 "읽을 수 있는 단어는 17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편지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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