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된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인근의 기존 아파트들이 기분좋은 상승세를 즐기고 있다. 택지지구 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책정됐는데도 분양 성공을 거두자 이를 쫓아가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분양 성공을 거둔 하남 풍산지구와 김포 장기지구 인근 아파트들은 불과 한달사이 많게는 5,000만원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풍산지구와 인접한 하남 신장동 에코타운 33평형은 연초만 해도 3억3,00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최고 3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평당 가격이 1,170만원까지 올라 풍산지구 동부센트레빌 32평형의 평당 분양가 1,240만원에 거의 근접했는데도 팔겠다는 매물은 별로 없다. 에코드림공인 관계자는 “하남시 중심지구에 위치한 대단지의 새 아파트여서 풍산지구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을 이유가 없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라며 “강동ㆍ송파 등의 재건축 이주자 등 수요가 꾸준해 매도자가 내놓는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창우동 꿈동산신안 32평형도 3개월여간 3,000만~4,000만원 상승해 2억9,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미래공인 관계자는 “단기간에 많이 올라 다소 조정을 받겠지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풍산지구에서 낙첨한 사람들이 꽤 오는 등 풍산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김포 신도시의 시범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장기지구 주변도 사정은 비슷하다. 장기지구 중소형 평형의 경우 원가연동제가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평당 분양가가 730만원 안팎으로 주변 아파트보다는 비싼 수준이었다. 원가연동제와 관계없는 중대형(38ㆍ46평형)은 평당 분양가가 920만~990만원대에 달했다. 장기지구 분양이 시작된 지난달 초 3억2,000만원대에 거래되던 청송현대 3단지 42평형은 한달 만에 3억9,00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평당 가격이 930만원대로 장기지구의 반도 유보라 중대형과 비슷해졌다. 초기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던 청송현대 32평형 아파트들도 뒤늦게 값이 올라 최근 평당 700만원대에 진입했다. 장기지구 청약에서 중소형 아파트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거둔 덕분이다. 인근 청송공인 관계자는 “51평형의 경우 평당 5억원에 매물이 나오지만 수요자들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어 거래가 잘 안된다”며 “중대형은 보합세이지만 장기지구 일부 중소형 분양권에 벌써부터 웃돈이 붙었다는 소식 때문에 32평형은 조금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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