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3일 금리 인상여부 '주목' 글로벌 투자자 리스크 높은 자산 팔고 엔貨시장으로 몰려인상 단행땐 청산 속도 더 빨라져 국제금융시장 충격 클듯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높은 자산을 팔고 엔화시장으로 몰려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시화하고 있다. 엔캐리가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청산될 경우 각국의 주가 급락 및 환율 변동 등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엔캐리 청산 속도는 한층 빨라지게 된다. 일본의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0.5%)로 나오면서 당장 금리인상 가능성은 줄었지만 지난 2월 현재의 0.5%로 인상된 후 기준금리가 그대로 유지된 것을 감안하면 전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총선을 거치면서 금리인상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민주당이 참의원 제1당을 차지한 것도 변수다.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14~15일 이틀간 3조1,000억엔을 흡수한 것도 물가불안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일본은행의 의지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글로벌 유동성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해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수년간 캐리 트레이더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일본의 엔화를 빌려 미국ㆍ뉴질랜드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로 표시된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 결과적으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멈춘 가운데 경기회복에 따른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양국간 금리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부터다. 이런 가운데 2월 중국 증시 대폭락은 연쇄적인 세계증시 급락과 환율 급변동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졌고 이는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시장에 투자하는 엔캐리 청산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후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벌이면서 리스크 선호도가 높아져 엔캐리 청산 가능성은 잠잠해졌지만 최근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시 엔캐리 청산을 자극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현재 엔캐리 자금 규모를 약 1,700억달러(20조엔)로 추산했는데 일각에서는 최대 1조달러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경우에서든 엔캐리의 급격한 청산은 국제금융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98년 당시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과 미국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지니먼트(LTCM)의 파산 이후 엔캐리 투자자들이 자금을 환수하면서 엔화는 단 열흘 만에 17% 이상 절상됐고 이는 국제외환시장을 대혼란에 빠뜨렸던 전례가 있다. 입력시간 : 2007/08/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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