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빠르게 북상해 17일 한반도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바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북북동쪽 약 80km 부근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빠르게 북진하고 있다. 속도는 시속 26km로 전날에 비해 다소 빨라졌으며, 중심기압 935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48ｍ로 '매우 강한' 태풍의 위력을 유지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420㎞로 크기는 중형이다.
산바는 계속 북진해 17일 오전 9시께 서귀포 동쪽 약 70㎞ 부근 해상에 진입한 뒤 오후에 전남 남해안을 통해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산바는 한반도 내륙을 관통해 17일 오후 9시께 서울 동남동쪽 약 90㎞ 부근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산바와 연결된 비구름의 영향으로 16일 오전부터 제주도를 비롯해 남부지방서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봤으며, 비는 한반도 통과 후인 18일 새벽 또는 오전께 그칠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기상청은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일부 지방의 경우 최대 40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풍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산바는 수도권에 근접하는 17일 밤까지도 최대풍속 초속 30ｍ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다. 제주도와 남해안ㆍ동해안에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ｍ가 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주도내 유치원과 초ㆍ중ㆍ고등학교 등 전 학교에 17일 휴교령을 내렸고, 휴교령 확대를 검토했다. 또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팔당댐ㆍ충주댐ㆍ남강댐 등의 주요 댐은 사전 방류를 실시하는 등 수위조절에 나섰다. 한국전력은 '백색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에 돌입했으며, 전국 모든 국립공원에서는 입산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도 산사태는 물론 전기ㆍ용수ㆍ도로 등과 관련한 피해를 막기 위해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태풍에 대비했으며, 주민들에게는 위험지역 접근 자제를 요청했다. 아울러 태풍 '볼라벤'과 '덴빈'에 의한 피해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산바가 북상함에 따라 농작물과 산업시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물 관리도 주문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16일 오후 시ㆍ도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시도별 태풍대비상황을 점검했다. 산바는 17일 낮 남해안으로 상륙해 18일 새벽 북한 강원도 원산만 부근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