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 선거에서도 패배하며 의회 권력을 완전히 공화당에 내줬다.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여소야대' 의회가 되면서 집권2기 후반 2년을 남겨둔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5일 새벽2시 현재 중간개표 결과 이번 중간선거의 성패를 가르는 상원선거에서 공화당은 과반을 넘겨 최소 52석 이상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상원 경합주 13곳(민주당 소속 10곳, 공화당 소속 3곳) 가운데 상당수 지역에서 승리하며 과반 달성에 필요한 추가 6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경합주 13곳 중 켄터키와 캔자스·조지아 주 등 텃밭을 모두 지키고 기존 민주당 지역이었던 아칸소와 웨스트버지니아·몬태나·사우스다코다·콜로라도주 등을 빼앗아왔다. 민주당은 4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전체 의석이 100석인 상원은 현재 민주당 55석, 공화당 45석이며 이번 선거는 전체 의석의 3분의1과 보궐선거 대상을 포함한 총 36곳에서 치러졌다.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최소 226석(과반은 218석)을 얻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공화당이 상원마저 탈환함에 따라 지난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민주당의 양원 장악 이후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여소야대 정국이 도래했다. 공화당은 중간선거 승리에 힘입어 2016년 대선을 앞두고도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56년 만에 재선 대통령으로는 유일하게 두 번 연속 상하 양원 의석이 감소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기간 내내 줄곧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실업률 등 경제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체감경기 회복을 느끼지 못한 미 유권자들은 공화당의 '오바마 심판론'에 표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CBS는 이날 "이번 중간선거는 오바마의 신임을 묻는 투표였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기존 지지자들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실패해 선거패배 책임론 속에서 지도부 교체 등 극심한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후반 국정 장악력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급격한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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