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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KAIST의 외국인 총장

임상규 과학기술부차관

임상규 과학기술부차관

지난달 28일 의미 있는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후보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스탠퍼드대 교수가 지목된 것.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국내대학 총장직에 해외 석학이 응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KAIST의 역할과 비전, 나아가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KAIST는 지난 71년 설립 이래 수많은 과학인재를 양성해온 국내 최고의 이공계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우수학생들이 모여드는 세계적 대학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장 후보 선임을 계기로 KAIST가 세계 유명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KAIST를 비롯한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은 절실한 당면과제다. 당장 교육시장 개방이 눈앞에 닥친 상황이다. 세계적인 교육경쟁에서 이기려면 외국학생들이 자비를 들여 배우러 오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외국에서 유치를 희망하는 대학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대학교육 서비스의 경쟁력 저하로 인해 해마다 해외 유학생 수가 늘어나 유학경비로 나가는 외화가 막대하다. 이제 교육 부문도 경쟁력을 갖춰 동북아의 교육중심이 돼야 할 시기가 왔다. KAIST는 70년대 이래 우리나라 이공계 교육을 이끌어왔듯이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도 국내 이공계 대학 교육을 선도해나가야 한다. KAIST는 노벨상 수상자인 외국인 총장 선출을 계기로 새로운 학풍을 조성하고 연구 분위기를 쇄신함으로써 미래 수요에 부응하는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연구 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정립, 세계 일류의 연구중심 이공계 대학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다. KAIST의 외국인 총장 선임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경우와 같이 우리 대학의 국제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여타 이공계 대학의 개혁을 촉발하는 동시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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