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사진)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이 현 교육체제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다음달 취임을 앞두고 전반적인 교육체제 개편을 위해 군불 때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당선인은 11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된 강연에서 "현재의 교육경쟁은 과잉 경쟁을 넘어 '미친 경쟁'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라며 "다른 학생을 친구로 보기보다는 '적대적 경쟁자'로 간주하는 체제 하에서 학생자살과 학교폭력이라는 왜곡된 현상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학교 확대를 통해 이 같은 교육체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당선인은 "혁신학교는 교육 민주화와 학교 민주화를 위한 프로젝트"라며 "당연히 혁신학교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학교에서는 반장을 뽑지 않거나 시험을 보지 않고 여러 체험활동을 해 창의적 교육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교장과 교사의 관계에서는 교사가,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는 학생이 자율적인 주체가 되기 때문에 혁신학교에서는 창의적 학습도 가능하다"고 장점을 언급했다. 또 "현재 교육행정은 교육청, 지역교육청, 교장, 교감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적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이 구조가 가장 아래 교육주체의 능동성과 창의성을 짓누른다"며 "이걸 바꾸는 시점에 혁신학교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율형사립고를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이미 시행된 혁신학교를 다른 학교로 이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 당선인은 지난달 19일 인천·경기 등 12개 지역의 진보교육감 후보들과 함께 혁신학교 확대를 공동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