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작가, 중국을 홀리다.’ ‘2008 중국국제화랑박람회(CIGE:China International Gallery Expo)’의 공식 개막 첫날인 지난 25일 베이징 월드트레이드센터. 한국화랑 아트싸이드 부스의 한쪽 벽면을 차지한 젊은 작가 윤종석의 그림 4점에는 ‘이미 팔렸음’을 뜻하는 빨간딱지가 모두 붙어있었다. 윤종석은 붓 대신 주사기를 사용해 물감을 찍어 작업하는 점묘화가로 군복, 슈퍼맨티셔츠 등 옷을 구겨 개ㆍ총 등의 형태를 만든 그림을 선보였다. 크기별로 700만원과 1,200만원인 작품은 전시 첫날 다 팔렸다. 작가는 베이징 환티에 부근 장푸쯔앙웬 문화예술지구 내 아트사이드 아뜰리에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작업하면서 인근 다산쯔의 ‘798예술특구’, 차오창디 등 뜨겁게 달궈진 중국 미술계 중심지에서 현대미술계의 흐름을 체감했다. 이동재 아트사이드 대표는 “노동집약적이고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인데다 젊은 감각에 어필해 지난 2~3월 베이징에서 열린 개인전 때도 무명에 가까운 작가인데 작품이 다 팔려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CIGE에서 한국 작가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눈에 띈다. 세계 22개국에서 8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 이번 아트페어에 국내 화랑은 총 10개가 참여했다. 특히 전준호(아라리오), 이길우(선컨템포러리), 이이남(학고재) 등은 33인의 유망작가를 위해 마련된 솔로부스에서 선보였다. 왕이한 CIGE 전시총감독은 “한국 그림은 개성 있고 세밀하며 섬세한 부분에 집중하는 매력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작품가가 상승했으나 같은 나이대 젊은 작가들을 비교하면 중국 작품보다 저렴해 컬렉터들이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길우의 인물화는 1,500~1,800만원 대 작품 중 80%가 첫날 모두 팔렸다. 이명진 선컨템퍼러리 대표는 “한국 작품은 높은 수준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중국인 뿐 아니라 대만, 스위스, 인도네시아인 등 다양한 컬렉터들이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작품은 동양화를 주제로 한 고전 패러디가 특히 선호됐다. 이 외에도 김창렬(학고재), 이용덕ㆍ박성태(표갤러리), 함진(PKM갤러리), 이동기(갤러리2) 등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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