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은 16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과 함께 기업 394개사를 대상으로 '입사지원서 항목별 평가 방식'을 조사,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유의점을 정리해 봤다.
◇이력서 사진 없으면 탈락=지원서 접수 시 대부분의 기업(99.2%)에서 사진을 부착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진이 없는 경우 절반(48.6%) 가량이 해당 지원자를 탈락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무려 75.4%의 기업이 지원자의 사진을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단순히 이력서에 자신의 얼굴이 담긴 사진만 달랑 붙인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력서 사진을 준비할 때 구직자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뭘까. 인사담당자들은 이력서 사진의 '표정·인상'(78.8%, 복수응답)을 제일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옷차림(18.9%) ▦외모(17.5%) ▦이력서용 증명사진 여부(17.2%) ▦헤어 스타일(11.8%) ▦규격 및 사이즈 준수 여부(7.4%) ▦수정 및 왜곡 여부(7.1%) 등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력서 사진을 평가하는 이유로는 '성격이나 성향을 가늠해 볼 수 있어서'(58.2%,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사진을 통해 준비 수준을 파악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43.8%를 기록해 두 번째로 많았으며 그 외에 ▦외모도 경쟁력이어서(13.1%) ▦업무상 외모가 중요해서(8.8%) ▦이왕이면 외모가 준수하면 좋아서(8.4%) 등의 솔직한 답변도 있었다.
최근 이력서 사진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과도하게 수정하는 구직자들이 많은데 입사지원서의 사진과 면접에서의 모습이 다를 경우 29.4%가 '감점이나 불이익을 준다'고 답했으니 이는 지양하도록 하자.
또 평소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는 표정을 연습해 둔다면 화사한 인상으로 서류 단계에서부터 인사담당자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면접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취미와 특기, 이렇게 적으면 감점="제 취미는 독서이고, 특기는 운동입니다." 이렇게 무성의하면서도 창의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얘기를 한다면 면접관 얼굴 보기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4곳(36.8%)은 지원자의 취미와 특기 역시 다른 항목과 함께 평가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취미 및 특기 사항 기입이 위의 사례처럼'성의 없이 작성한 것 같을 때'(37.9%, 복수응답) 외에도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37.2%) ▦개인 시간을 많이 소요해야 할 때(28.3%) ▦너무 튀는 내용일 때(18.6%) ▦직무와 연관 지을 수 없을 때(7.6%) 등의 경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시 성장과정이나 목표, 비전 등을 서술하는 부분에는 커다란 공을 들이면서도 취미·특기 항목은 사소한 내용이라는 생각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취미는 내가 즐기고 사랑하는 것을, 특기는 남이 가지지 못한 나만의 특별한 기술과 재능을 집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항목임을 기억하고 스스로를 어필하는 또 하나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 직무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자=자격증을 채용 평가에 반영하는 기업은 69.3%로 조사됐다. 자격증을 평가하는 이유로는 물론'지원자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49.1%, 복수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있으면 업무에 도움이 되니까(37.7%) ▦취업 준비 정도를 알 수 있어서(20.9%) ▦우대 자격요건으로 제시하고 있어서(19%) 등의 응답 순이었다.
그렇다면 취업을 위해 오랜 기간 고군분투하면서 어느 새 한 바구니 가득 채울 만큼 늘어나 버린 자격증을 일일이 다 열거하는 것이 능사일까. 대답은 '노(NO)'이다.
이번 조사에서 '직무 관련 자격증만 평가에 유리하다'는 답변이 91.9%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종류 관계 없이 많을수록 평가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6.6%에 불과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자격증 하나를 따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마구잡이 식으로 이것저것 기웃거리기 보다는 목표에 맞는 전략적인 자격증 취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구절절한 자소서는 그만=인사담당자가 지원자 한 명의 서류 검토에 투자하는 시간은 길지 않다. 자신을 어필하겠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다 보면 자신의 역량을 인사담당자가 파악하기도 전에 이미 평가는 끝나버린다.
실제로 '핵심만 짧고 간결하게 서술'(60.9%)한 자기소개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자세하게 서술'(39.1%)한 것을 선호한다는 의견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기-승-전-결'의 단계적 흐름보다는 두괄식으로 말하고자 하는 핵심부터 강력히 전달한 뒤 간결한 부연 설명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실제로 70.3%의 기업은 자기소개서 분량을 정해 놓지 않고 있으며 정해 놓은 기업(29.7%) 역시 절반이 넘는 63.2%가 분량을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다고 대답했다. 중요한 것은 길이가 아닌 내용이며 구구절절 중언부언만 한 자기소개서는 노력이 가상해도 평가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은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기업이 해당 항목을 통해 무엇을 알고자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