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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후안강 중국 칭화대 국정연구센터장

中 숫자형 성장서 질적 성장 시대로… '7%기준'으로 경제상황 판단 말아야


하반기 7%성장 못한다해도 서비스업·도시취업 등 호전

소비 살아나면 경제회복 될 것

中경제 美추월 시간문제… 전력발전량은 이미 앞질러

中 신용대출 등 안정적 유지… 美·日 양적완화 오류 답습안해


"중국이 2020년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보유한 다양한 정책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해 국내는 물론 국제 경제에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후안강(62·사진) 중국 칭화대 국정연구센터 주임(센터장)은 '강한 중국'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지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하며 자신이 개발한 전력발전량 데이터를 이용한 국가 비교에서 보면 이미 중국은 미국을 앞질렀다고도 주장했다. 후 주임은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중국판 뉴노멀인 '신창타이(新常態)'의 설계자로 불린다. 일대일로가 마셜플랜과 비교된다는 질문에 후 주임은 "마셜플랜은 한마디로 먹기 좋은 떡이지만 일대일로는 눈덩이"라며 "일대일로와 연관된 60여개국의 경제적 목적과 이익이 부합되면서 일대일로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중순 칭화대 연구실에서 두 번에 걸쳐 후 주임을 만나 중국이 그리는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와 중국의 경제전망을 들어봤다.

-중국 경제가 이미 미국을 앞질렀다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무슨 근거인가.

△중국의 전력발전량은 1900년 미국의 0.01%, 1950년 1.2%에 그쳤지만 1980년 12.1%를 시작으로 급격하게 늘면서 2011년에는 미국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의 발전량은 미국의 131.5%에 달한다. 마오쩌둥이 말하던 '가난하고 힘든 나라인 중국'은 미국의 1.3배에 달하는 현대화 요소를 가지게 됐다. 12억8,600만명에 달하는 모바일폰 이용자, 6억4,900만명에 달하는 인터넷 이용자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경제전망을 한다면.

△7% 예측 목표치를 유지할 것이다. 2·4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7% 목표를 유지한 것이 하반기 전망에 긍정적이다. 만약 대내외 변수로 7%보다 성장률이 낮아진다 해도 서비스업·소비·시장판매와 도시취업이 호전될 것이다. 중국 경제전망은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단순히 경제성장률 한 가지의 지표만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불안정한 증시가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증시 폭락 사태는 예측 불가능한 충격이다. 심리적 요인이 경제적 요인을 뛰어넘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속도와 질적 개선, 구조조정, 창조발전, 리스크 방어 능력 확대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시 폭락은 중요한 교훈을 줬다. 시장경제화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꿈에 부풀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발전을 세계 경제와 어떻게 융화시켜 기존 자본주의 국가의 금융·경제·채무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 회복은 언제쯤 본격화할 것으로 보나.

△중국은 10% 고속 성장에서 7%대의 중고속 성장으로 변속했지만 여전히 고속 성장 국가다. 다만 성장 방식이 바뀌고 있다. 숫자형 성장에서 질량형, 효익(效益·효율적이고 이익이 되는)형, 창조형 성장으로 중국의 새로운 성장모델이 변화했다. 7% 성장은 투자율을 낮추고 소비율을 높이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투자로만 이뤄지던 성장이 소비 엔진을 달아야 한다. 결국 중국 경제 회복은 소비에 달렸다.

-중국 정부는 양적완화 정책을 펴지 않겠다고 했지만 세 번의 금리인하가 중국식 양적완화가 아닌가.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에 중국은 피해를 입었다. 양적완화는 또 다른 나라는 물론 자신에게도 해를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달러가치는 20%나 올랐다. 달러가치 상승은 미국 경제에도 손상을 입혔다. 중국은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통화정책은 신용대출과 사회융자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중성적 통화정책이다.

-위안화의 기축통화 여부가 화두다. 하지만 시장은 더 많은 외환시장 개혁을 요구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만난 리커창 총리는 위안화가 세계 화폐가 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동의한다. 위안화는 10년 내 달러와 맞먹는 저장화폐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위안화의 자유교환을 위한 개혁 조치를 빠르게 진행할 것이고 대외 투자자들의 중국 자본시장 투자에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후강퉁과 선강퉁은 SDR의 조건을 받아들이기 위한 중국의 조치이기도 하다. 위안화 환율을 두고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혁 조치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지만 이미 위안화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뉴노멀(신창타이)이 중국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나.

△경제가 하향 성장 중이지만 중국 경제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멀리 내다보며 새로운 동력을 찾고 있다. '메이드인 차이나 2025'는 대표적인 뉴노멀 정책이다.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단순한 제조업 생산기지에서 탈피해 세계 최대 제조 대국, 완제품 수출국으로 올라설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억지로 경기를 부양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재정과 국채 발행을 통해 22조원을 조성, 경제자극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뉴노멀의 중국은 재정으로 경제자극을 하지 않는다.

-뉴노멀·일대일로 등이 중국의 패권주의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중국이 세계에 책임을 지는 것은 패권주의가 아니라 공생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요 창출을 통해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신 있게 말하지만 중국은 세계 경제 위기를 구했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2008년의 미국처럼 국제적 금융위기를 만들어 다른 나라에 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수요는 중국 내부 수요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다.

-일대일로의 목적과 방향은.

△일대일로는 개발도상국을 기반으로 선진국에도 개방된 개발 프로젝트다. 정치적 목적이 아닌 오로지 경제적 목적만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만들어낸 국가 간 합작 무대다. 중국의 전면적인 대외개방과 아시아 지역 경제 일체화로 진행될 것이다. '부유해지려면 먼저 길을 만들라'는 말처럼 아시아가 부유해지기 위해 길을 만든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투명성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의 의결권(26.06%)은 지분(30.34%)보다 낮다. 중국은 의결권이나 거부권을 통해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IIB의 의사결정 원칙은 먼저 협상하고 다시 소통하고 마지막에 투표를 한다. 현재 존재하는 어떤 국제기구의 의사결정보다 더 신중하고 더 합리적이고 더 민주적이다. 또 AIIB가 확대되면 한 국가의 의결권 비중은 낮아진다. 물론 일본에도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후안강은

일대일로·뉴노멀 설계한 中 경제정책 핵심브레인
친정부 시각 비난받기도


후안강 칭화대 국정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정부 경제 정책의 브레인으로 불린다. 30세 때 사회과학원 국정연구소에 참여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20년간 중국 경제발전·실업문제·세제개혁 등에서 탁월한 분석을 쏟아냈다. 시진핑 정부 들어서는 일대일로·뉴노멀 정책 설계에 깊숙이 개입하며 밑그림을 그렸다. 지나친 친정부적인 시각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13년 후 주임이 환구시보에 낸 "중국의 집단지도체제가 미국식 대통령제보다 확실히 우월하다"는 글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으며 "후안강이 하는 말(胡說)은 전부 헛소리"라고 치부되기도 했다.

◇약력 △1953년 저장성 △1982년 허베이성 당산공학원(야금압력가공) 졸업 △1984년 베이징과기대 석사 △1988년 중국과학원 박사 △1992년 예일대 박사후 과정 △1993년 미국 머레이주립대 방문학자 △1998년 MIT 객좌연구원 △1999년 칭화대 국정연구센터 주임 △2000년∼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교수 △2003년 재정부 자문 전문위원 △2004년 세계은행 발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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